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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우폴 집단 매장지 위성사진 공개…탈출 주민 "무엇을 상상하든 5배 끔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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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우폴 집단 매장지 위성사진 공개…탈출 주민 "무엇을 상상하든 5배 끔찍"

무덤 규모 계속 확장…젤렌스키 "러, 부활절 휴전 제안 거부"

러시아의 포격이 집중된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마리우폴의 민간인 주검이 집단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가 위성 사진을 통해 공개됐다. 마리우폴에서 대피한 주민들은 마리우폴의 상황이 무엇을 상상하든 그 5배 이상 가혹하며 한 때 러시아를 지지하던 시민들조차 마음을 돌렸다고 전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 외신은 미국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마리우폴에서 사망한 시민들이 집단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마리우폴에서 서쪽으로 약 14킬로미터 떨어진 만후시 마을의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맥사는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러시아 병사들이 마리우폴에서 죽임 당한 시신을 이 위치로 옮겼다"며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의 위성 사진들을 살펴 보면, 3월 23~36일부터 시작해 그 뒤 몇 주 간 집단 매장지가 계속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맥사는 집단 무덤이 각 길이 85미터에 달하는 4개의 구역으로 돼 있으며 200개 이상의 새로 파낸 구덩이를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위성사진 분석 결과 각 1.8~3미터에 달하는 이 새로운 구덩이들을 러시아군이 이 지역을 장악하고 있던 3월과 4월 사진 2주에 걸쳐 파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표트르 안드류셴코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사망한 마리우폴 주민들을 집단 매장한 장소에 대한 오랜 조사 결과 만후시 마을에 집단 매장지가 있는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대규모 매장지는 마리우폴에서 사망한 민간인을 묻기 위해 만든 것"이라며 "사진에서 제시된 이 넓은 구역의 매장지는 이 무덤들이 만후시와 같은 작은 마을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마리우폴 시의회도 위성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하며 러시아군이 만후시에 3000~9000명을 매장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마리우폴에서는 민간인 대피가 시작됐다. 전날 우크라이나 쪽과 러시아 쪽이 마리우폴에서 여성, 어린이, 노인 등을 탈출시키기 위한 합의에 도달한 결과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마리우폴에서 인도주의 통로를 통해 민간인을 태운 4대의 버스가 마리우폴을 빠져 나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쪽은 여전히 10만명 가량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마리우폴에서 6000명의 민간인을 대피시키기를 희망했지만 실제 자포리지아에 도착한 피난민은 약 80명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베레슈크는 "모든 것이 매우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러시아 쪽의 모든 것이 복잡하고, 혼란스럽고, 정직하지 못하다"고 소셜미디어에 밝혔다.

마리우폴에서 북쪽은 225킬로미터 떨어진 자포리지아에 도착한 마리우폴 피난민들은 그간 마리우폴에 무자비한 폭격이 있었고 러시아 병사들이 집집마다 찾아와 적을 수색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에 말했다. 많은 가족들은 지하실에 숨어 생곡물과 건면을 먹으며 버텼고 물을 조달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려면 죽을 각오를 해야 한다고 했다. 한 피난민은 많은 가족들이 산 채로 불탔고 주검을 수거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자포리지아에 도착한 피난민 중 하나인 나탈리아 포프코(37)는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주민이 많은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가 마리우폴에 폭탄을 떨어뜨리기 시작했을 때조차 자신과 이웃들은 키이우의 "나치" 탓을 하며 러시아를 지지했었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밝혔다. 그러나 그는 계속되는 포격으로 식량, 물, 전기, 가스 등이 모두 끊기고 지하실에서 겨우 생존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마음을 바꿨다고 전했다. 이 매체와 인터뷰한 또 다른 피난민 사샤는 "불타거나 폭탄을 맞지 않은 집이 거의 없다"며 "도시가 사라졌다"고 매체에 전했다. 함께 피난한 그의 어머니 올가는 "모든 것이 폐허, 유리, 전선, 시체들로 덮여 있다. 시체가 있고, 또 시체가 있고, 또 시체가 있다"며 "당신(기자)가 쓰려는 것이 무엇이든, 그건 현실의 5분의 1밖에 반영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21일 마리우폴을 점령했다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 쪽은 부인했다. 마리우폴의 우크라이나군은 아조우스탈 제철소 지역에서 계속 항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조우스탈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대신 그 지역을 봉쇄해 "파리 한 마리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라"고 명령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전했다. 매체는 리처드 배런즈 영국 합동군사령부 전 사령관을 인용해 마리우폴 점령 발표는 24일 러시아 정교회 부활절을 앞두고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고 제철소 공격 중단은 돈바스에 집중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매체는 "러시아가 점령을 완료할 필요가 없다고 결정한 것으로 보이며 대신 제철소의 마지막 저항군을 굶겨 죽이기로 한 것"이라고 봤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가 19일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이 민간인 대피를 위해 제안한 21~24일까지 4일 간의 부활절 휴전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공개한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외곽 만후시 마을의 집단 매장지 위성사진. 맥사는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집단 매장지가 확장됐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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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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