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주시를 대표하는 국가 사적 회암사지에 심은 소나무와 단풍나무 등이 몇 해 전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말라 죽고 있다.
여기에 은행나무와 대왕참나무 등도 잘 자라지 않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시가 죽은 나무를 뽑고 다시 심기를 반복하는데도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12일 양주시에 따르면 경기박물관과 기전문화재연구원을 통해 지난 1997년부터 20년 동안 토지 매입과 유물 발굴 조사, 유적 정비를 했다.
이후 2016년 10월 회암사지 종합 정비 사업을 끝낸 뒤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시는 이때부터 최근까지 소나무 100그루, 은행나무 30그루, 단풍나무 20그루, 대왕참나무 5그루 등 200여 그루 남짓 심었다.
회암사지 유적지 입구에 건립한 박물관 위쪽과 잔디 광장, 군부대 담장을 끼고 올라가는 길에 주로 식재했다. 시민들이 나무 그늘에서 쉬면서 회암사지를 편하게 둘러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나무가 생각보다 잘 자라지 않았다. 이어 3년 전부터는 소나무와 단풍·은행나무 등이 말라 죽기 시작했다.
이러다 보니 시는 2019년 9월 890여만 원을 들여 죽은 나무를 뽑고, 다시 심었다. 또 2020년 5월에도 975만 원가량을 투입해 느티나무를 심었다.
하지만 생육은 부진했고, 몇 그루는 고사했다.
그러자 시는 지난해 4월 1127만 원을 들여 죽은 나무를 캐낸 뒤 대왕참나무 다섯 그루를 심었다. 이어 같은 해 10월에도 1150만 원을 투입해 소나무 등 고사목을 뽑은 뒤 부식(초목을 뿌리 박아 심는 일)했다.
그러나 여전히 죽는 나무가 생겼다. 이러다 보니 현재 잔디 광장 주변과 회암사로 향하는 오르막길이 휑하다.
시 관계자는 “공을 들여 관리하는 데도, 일부 나무는 계속 죽는다”라며 “토양 물리성 약화나 흙 안에 염분이 많은 물질이 쌓이는 염류장해 등으로 추정하나, 정확한 원인 규명이 필요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달 한국산지환경연구회에 수목 피해 원인 진단 용역을 맡겼다. 오는 12월10일까지 5만2000㎡ 땅에 대한 상태를 조사한다. 이를 분석해 나무 병해충 예방법과 관리 방안, 추가 식재 계획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회암사지는 1964년 6월10일 지정한 국가 사적 제128호다. 양주를 대표하는 역사·문화·휴양지로 문화재 보호구역이다.
지난 1월엔 유네스코 세계 유산 잠정 목록에도 올랐다.
회암사지 입구엔 유물 수집·보관·연구·전시·교육 기능을 갖춘 박물관이, 위쪽엔 고려 말과 조선 초 최대 왕실 사찰인 회암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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