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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북한 핵 보유에 숨 쉴 공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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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북한 핵 보유에 숨 쉴 공간 줬다"

이대근 "북한, 러시아에 동병상련"…중·러·북 3국 관계서 중국 이탈 가능성 주목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와 북한, 중국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졌고 북한의 비핵화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1일 오후 최종윤 국회의원 등의 주최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반도'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한 이대근 우석대 국방정책대학원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반도 평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며 "북한이 생존공간을 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찾았다"며 "북핵 문제 해결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가 어느 때보다 긴밀해 진 것에 주목했다. 이 교수는 토론에서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 북한은 2019년 4월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가지며 밀착도를 높여 왔고 이런 관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러시아가 전쟁 분위기를 조성한 상태에서도 북한은 러시아에 빈번하게 방문했고 전쟁 발발 뒤에는 러시아를 두둔하는 논평을 수차례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지난달 2일 "전쟁은 러시아의 자위적 조치"라며 러시아 철군과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유엔(UN) 총회 결의안에 반대표를 행사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 7일 유엔총회에서도 러시아의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을 정지하는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 교수는 또 "북한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적대시 정책을 추구하고 이중기준을 적용하는 것처럼 러시아에 대해서도 ‘적대적인 정책’, ‘이중기준적인 정책’을 추구한다며 북한과 러시아를 동일시하며 유대감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며 "러시아가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북한과 같은 최고 수준의 제재를 받는 처지가 되면서 동병상련의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봤다. 

이 교수는 북한의 비핵화는 한국, 미국, 중국뿐 아니라 러시아와 북한이 협력했기 때문에 가능한 계획이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번 전쟁을 통해 더욱 밀접해진 러시아·북한·중국의 관계가 북한의 비핵화를 더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토론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북한이 한·미·일의 압박에서 잠시 벗어났고 러시아도 북한에 지지를 보내고 있으며 중국에게도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진 상태에서 북한은 자기 숨 쉴 공간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이 교수는 봤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켜보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 않을 이유를 찾았다는 설명도 제시됐다. 이 교수는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것을 우려해 미국이 군사 개입을 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점, 구체적 상황에는 차이가 있지만 우크라이나가 핵 포기 뒤 강대국에 침략 당한 사실 등은 북한이 핵 보유를 정당화할 논리가 될 것으로 봤다.

이 교수는 지난달 북한의 ICBM 발사를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뒤 뚜렷한 방향을 방향을 보이지 않았던 북한이 과도기를 끝내고 남북관계 단절과 북미대결로 가겠다는 신호로 봤다. 이 교수는 "이번 ICBM 도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정신이 없는 미국은 논평 정도를 내며 지난 2017년과 같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북한은 미국을 자극해서 위기를 조성하고 이로 인해 타협을 끌어내려는 계획을 세웠을텐데 의도한 것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북한이 또다시 ICBM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하는 등 더 큰 도발을 준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발제문에서 "현재 한반도 안보 기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동북아에 몰고 온 먹구름과 ICBM을 시험 발사한 북한의 전략 도발이 한반도에 몰고 온 폭풍이 만나 소나기가 내리는 상황"이라며 "다른 곳에서 발생한 두 개의 파문이 한반도에서 만나 중첩되면서 안보와 평화를 위협하는 높은 파고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다만 지난달 30일에 있었던 양국 관계 강화 내용을 담은 중러 외교장관 회담 결과를 러시아는 발표했지만 중국은 발표하지 않은 점을 들어 중국이 국제 비난 여론을 의식해 향후 두 나라의 협력 관계에 변화가 올 수도 있다는 점, 장기적으로 보면 전범국가인 러시아와 핵개발 국가인 북한과의 관계에서 중국이 계속 지도자 역할을 할 지 의문스럽다는 점, 또 중국과 러시아의 기본 입장은 북핵 반대라는 점을 들어 한반도 안보에 희망적 전망도 있다고 밝혔다.

이 날 토론에는 조유미 산업통상자원부 사무관도 참석해 서방의 대러 제재의 전망과 실효성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조 사무관은 경제 제재는 완전한 고립을 전제로 해야 실효적인데 러시아가 중국이나 인도 등을 통해 공급망을 확보할 경우 제재가 실효적이지 않을 수 있다며 대러 제재에 "명확한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 사무관은 현재 제재는 러시아 국민들이 피해를 받을 수도 있는 형태라는 점을 감안해 향후 제재는 자산동결 등 표적 제재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11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반도'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한 이대근 우석대 국방정책대학원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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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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