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한 기차역에 미사일 공격을 하면서 3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8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정부를 인용, 러시아군이 발사한 토치카-U 단거리 탄도 미사일이 돈바스 지역인 도네츠크 주에 속한 북부 도시 크라마토르스크 역을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이 미사일 발사로 최소 50여 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격 당시 이 기차역에는 피난을 가려던 주민들이 다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지난 6일 돈바스 지역과 마리우폴 시에 대해 긴급 대피령을 내린 이후 기차를 통해 이 지역을 빠져나가려던 사람들이 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의 침공 이후 단일 공격에 의해 가장 많은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었다면서 해당 미사일은 '집속탄'이라고 주장했다.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 안에 수백 개의 작은 폭탄들이 들어있어 넓은 지역에서 다수의 인명을 살상하는 무기다.
이같은 무기 특성 때문에 2008년 100여 국이 집속탄 사용 금지에 동의했으나 러시아는 여기에 참여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에 세계 곳곳에서 이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본인의 트위터 계정에서 러시아가 또 다시 잔혹한 행위를 저질렀다며 "동맹과 함께 이번 사건을 조사하는 노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거를 앞두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본인의 트위터 계정에 "우크라이나가 정의를 구현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재정적, 군사적 지원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트위터를 통해 "민간인 대피에 사용되는 기차역을 공격하는 것은 비열한 짓"이라고 비난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이번 러시아의 미사일 발사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면서 "국제인도법과 국제인권법에 대한 중대한 위반으로 가해자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분쟁지역 사람들의 안전한 대피와 인도적 접근이 가능하도록 민간인을 보호해야 하는 국제법상 의무를 지닌 모든 당사자는 긴급히 인도적 휴전에 동의해야 한다"며 "이 잔인한 전쟁을 즉각 종결하길 거듭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부차 지역의 민간인 학살 의혹에 이어 민간인을 향한 미사일 공격까지 이어지면서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이 갈수록 악화되는 가운데, 러시아는 이번에도 우크라이나의 자작극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발표하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주민들의 대량 탈출을 막고 이들을 자국군의 병력 주둔지 방어를 위한 '인간 방패'로 삼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사일 발사 당시 역 인근에서 발견됐던 '토치카-U 전술 미사일'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군에서 사용됐던 것이며 러시아군에서는 사용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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