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가평군이 최근 문화재단 설립을 추진하자 가평문화원과 일부 군의원이 시기상조라고 비판하고 있다.
가평문화원이 새 원사에서 올해부터 각종 문화·예술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상황에서 문화재단을 따로 만들 필요가 있겠냐는 것이다.
29일 가평군과 군의회에 따르면 군은 예산 2068만 원을 (재)한국지식산업연구원에 줘 현재 가평군 문화재단 설립 기초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가평군민의 문화 수요가 높은 데다, 지역 내 문화·예술 사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문화재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그러나 이를 두고 ‘시기상조’, ‘무리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평문화원 관계자는 “문화원은 1986년 설립 이후 줄곧 전시실과 자료실 없이 문화예술회관 사무실에서 일했다. 이에 군이 78억 원을 들여 지난해 11월 가평문화원 청사를 새로 지었다. 그래서 전문 직원까지 뽑아 올해부터 다양한 문화사업을 시작했다”며 “그런데 군이 이제 와 문화재단을 설립하겠다고 한다. 문화사업은 적어도 2~3년 동안 연속성을 가지고 진행해야 하는 분야다. 그런 만큼 문화원이 각종 사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문화재단을 설립하는 건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기욱 군의원도 “문화재단 설립은 지역 인구 수와 기반시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과거에도 군이 문화재단을 설립하려다 실패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라며 “6월 지방선거 이후 새 군수가 부임하면 문화재단 설립 계획이 바뀔 수도 있다. 무리하게 진행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군이 문화재단 설립을 추진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군은 2013년 7월 (재)한국경제행정연구원에 문화재단 설립 타당성 조사를 맡겼다. 당시 용역에선 ‘도시 규모와 재정 여건을 고려할 때 타당성이 낮다’는 결과가 나왔다.
군은 이어 2018년 9월 (재)한국지식산업연구원에 다시 한 번 타당성 조사 용역을 의뢰했다. 한국지식산업연구원은 그해 12월 ‘경제성이 미흡하다’는 결과를 내놨다. 그러면서 문화재단 설립 계획은 무산됐다.
군 관계자는 “지역 관광·문화 발전을 위해 문화재단 설립을 다시 추진한 것”이라며 “오는 31일 용역이 끝난다. 최종 결과를 보고 향후 추진 여부를 논의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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