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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측 "난관을 이유로 개혁 우회 않을 것"…'용산 이전'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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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측 "난관을 이유로 개혁 우회 않을 것"…'용산 이전' 신경전

박수현 "안보 공백, 당연한 걱정", 김용현 "청와대, 굉장히 역겹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차기 대통령 당선인 간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신경전이 극에 달하는 양상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방송 라디오 인터뷰에 나와 청와대 입장을 설명하고, 윤 당선인 측 김은혜 대변인이 이를 공개 반박하는 형태의 설전까지 이어졌다.

김 대변인은 22일 오전 브리핑에서 "저희는 일하고 싶다.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며 사실상 문재인 정부 청와대를 겨냥했다. 김 대변인은 "어떤 일이든 현실적 난관은 있게 마련"이라며 "그러나 난관을 이유로 꼭 해야 할 개혁을 우회하거나 미래 국민의 부담으로 남겨두지 않을 것"이라고 의지를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건 누구에게 하는 말이냐'고 한 기자가 묻자 "누구를 특정해서 말할 거면 이 자리에 오지 않는다. 국민께 말씀드리고 저희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변인실은 이후 추가 공지에서 "이 말은 국민 민생에 집중할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이고, '용산 이전 촉구'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한 여론조사(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3.19~20일 성인남녀 1018명 대상 ARS)에서 용산 집무실 이전 찬성이 33%, 반대가 58%로 나왔다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여러 의견을 잘 새겨듣고 있다"며 "앞으로 진행 과정에서 소상히 말할 단계가 있을 때 놓치지 않고 공유하고 이해를 구할 수 있는 과정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전날 자신이 "5월 10일 0시부로 윤 당선인은 청와대 완전개방 약속을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그러면 문 대통령이 임기종료 전에 방을 빼야 한다는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저희는 무서운 세입자가 아니다. 5월 10일 0시라고 한 건 그날부로 윤 당선인이 대통령으로서 공식적 업무를 시작하는 날이기 때문에 상징성을 갖고 책임감 있게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것이고, 주무시는 분을 저희가 어떻게 나가라고 하느냐"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김 대변인은 자신 등 당선인 측에서는 실무협의를 진행해 왔다고는 취지로 여태껏 설명한 반면, 최근 청와대 측에서 '당선인 측에서 실무협의 요청이 없었다'고 반발하고 있는 데 대해 "저희가 없는 말을 드리진 않는다. 앞으로 5년 국정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주체로서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는 게 당연한 것"이라며 "제가 했던 브리핑은 사실"이라고 불쾌감을 보였다.

김 대변인은 "오늘 여기서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지 않다"면서도 "어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재임 대통령이 지키지 못한 약속을 윤 당선인이 지켜주기 바란다'고 말한 것이 방송을 통해 전국에 전파돼서, 그것을 듣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두 분이 공감대를 가진 몇 안 되는 공약이니 인수인계가 원활히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결과는 아니더군요"라고 하기도 했다.

5월 10일 이후에도 통의동 집무실을 사용하겠다는 취지의 발표에 대해 기자들이 현실적 문제를 지적하자 김 대변인이 "어제까지의 상황으로 보면 통의동에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은 대목에서도 윤 당선인 측의 불편함이 묻어났다.

단 그는 "기재부·행안부와 절차를 상의하고 합당한 결과가 올라가기까지 상호 조율, 소통이 이뤄진 것으로 들었다"거나 "현 청와대가 통할하는 각 부처에 계신 분과 의견 조율을 사전에 진행했다"고 말해, 사전 협의가 청와대와 직접 이뤄진 것은 아님을 시사했다. 그는 "청와대가 원하는 뜻이 뭔지 별도로 전달해 준다면 잘 숙의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전날 오후 윤 당선인 측 장제원 비서실장이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만났지만 '문-윤 회동' 합의가 나오지 않은 상황과 관련해서는 "아직 실무적 만남의 구체적 추가 일정이 들어온 것은 없지만 늘 열려 있다. 굳이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면서 결론을 예단하지는 않겠다"고 김 대변인은 언급했다.

박수현 "청와대 이전 반대 아니다"

박수현 소통수석은 앞서 이날 기독교방송(CBS), 교통방송(TBS) 라디오에 연달아 출연해 청와대 측 입장을 설명했다. 박 수석은 "청와대 이전은 문 대통령도 공약을 하신 사항"이라며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 공약이 잘 지켜지기를 바란다는 말씀을 여러 차례 드렸다. 그래서 청와대가 용산 이전을 반대한다거나 신구 권력 갈등이라거나 이런 기사 제목이 아니기를 바란다. 저희는 그런 뜻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 수석은 그러나 "예를 하나 드리겠다. 문 대통령 임기 마지막날인 5월 9일 자정까지는 문 대통령이 이 위기관리시스템을 가지고 국가를 보위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을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청와대 이전이 윤 당선인님의 뜻이니까, 그러면 자정이 지나고 바로 어떻게 이것을 이전해서 공백 없이 할 거냐, 충분하게 문제가 되는 것 아니냐"고 전날 NSC 회의 결론을 재강조했다.

박 수석은 "대통령 당선인께서 5월 10일부터 다른 곳에서 근무를 하시겠다는 건 좋은데, 그러면 5월 9일 자정까지 문 대통령이 이것을 활용하시고 윤석열 대통령께서 10일부터 어떻게 바로 공백 없이 활용할 것인가 문제에 대해 대책이 있어야 되는 것"이라며 "이것을 정부가 걱정해야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이것이 왜 신구 권력 갈등이고 청와대 이전 반대냐"고 했다.

특히 박 수석은 "윤 당선자께서도 용산 이전을 발표하시는 자리에서 '현 정부와 협의한 바가 없지만 앞으로 협의해 가겠다'고 말씀하지 않으셨나"라며 "용산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에 대해서 청와대가 인수위로부터 정확하게 들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장제원-이철희 채널에 대해서는 "어제 저희들이 말씀드린 안보 공백에 대한 우려가 두 분 회동에 영향을 미쳐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그것이고 이것은 이것"이라면서, 주중 추가 접촉 가능성에 대해 "당연히 그렇게 돼야 되겠다.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박 수석에 이어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김용현 '청와대이전태스크포스(TF)' 경호경비팀장은 집무실 이전에 제동을 건 청와대를 향해 "새 정부의 정상적인 출범을 방해하고 있다"면서 "청와대가 안보 공백을 운운하는 자체가 굉장히 역겹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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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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