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외교안보·정무사법행정분야 인수위원 명단이 공개됐다. 외교안보 분과 간사는 윤 당선인의 참모였던 김성한 고려대 교수가, 정무사법행정 분과 간사는 옛 국민의당 출신 이용호 의원이 임명됐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15일 오전 브리핑에서 인수위원 추가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김 대변인은 외교안보 분과 간사로 김 교수를 임명한 이유에 대해 "평소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바탕으로 글로벌 협력을 증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와, 윤 당선인의 한미동맹 재건과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가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역량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안보 분과 위원 2명은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과 이종헙 전 합참차장이 임명됐다. 김 대변인은 김 전 기획관 인선 배경에 대해 "국제정치학 박사, 외교안보 전문가로 강한 군대를 통한 튼튼한 안보, 한미동맹, 대북정책 개선을 우선하고 국익을 앞세운 외교안보정책을 추진해왔다"며 "윤 당선인의 실사구시 원칙, 상호주의에 입각한 남북문제 해결이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와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김 전 기획관은 지난 2011년 이른바 베이징(北京) 남북 비밀접촉 당시 협상 담당자로 나섰으나 북측의 반발을 샀던 인사이기도 하다. 당시 북한은 남측 협상단이 "돈봉투까지 거리낌없이 내놓고 그 누구를 유혹하려고" 했다며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해 더 이상 거론하지 않겠으니 제발 정상회담을 위한 비밀접촉을 갖자"고 했다고 폭로했다. (☞관련 기사 : 北 "南, 돈봉투 내놓고 남북 정상회담 구걸")
이에 브리핑 현장에서도 '김 전 기획관은 MB정부 당시 논란이 많지 않았느냐'는 질문이 나왔지만, 김 대변인은 "어떤 일을 말씀하시는지"라며 "알아보겠다"고만 했다.
정무·사법·행정 분야 인수위원은 이용호 의원(간사), 유상범 의원, 박순애 서울대 교수가 임명됐다. 특히 이 의원은 2016년 옛 국민의당(후에 바른미래당. 현 국민의당과는 법적으로 별개 정당) 출신으로, 지역구가 호남(전북 남원·임실·순창)이다.
김 대변인은 "이 의원은 기자 출신으로, 초선의원 시절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을 지내며 정책 전문가로 역량을 인정받았다"며 "간사 역할을 맡아 무너진 공정·상식의 회복에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유 의원은 검사 출신으로, 윤 당선인과는 검찰 시절 함께 일했고 당 법률지원단장을 맡아 대선에서 역할을 했다. 박 교수에 대해서는 김 당선인이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인 행정학 박사이고, 행정학회 역사상 첫 여성 학회장을 지냈다. 현재 유엔 공공행정 전문가 위원으로 행정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경제1분과 인수위원 진용은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차관(간사), 김소영 서울대 교수, 신성환 홍익대 교수로, 예상대로의 인선이라는 평을 받았다. 특히 거시경제 전문가인 김 교수는 윤 당선인의 경제 공약 마련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김 당선인은 3개분과 인수위원 외에,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장으로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을 위촉했다고 밝혔다. 박 전 부의장도 이용호 의원과 마찬가지로 옛 국민의당 출신이다. 지난 20대 국회까지 광주(동구·남구을)에서 4선을 지냈으나 21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김 대변인은 "박 전 부의장은 수많은 정치 역정을 거치며 한국 정치지형을 바꾸는 데 헌신적 역할을 해왔다"며 "정의롭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완성하기 위해 국정 통합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은 윤 당선인의 가치와 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계신 분"이라고 인선 이유를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한편 전날 윤 당선인이 공언한 대로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폐지할 경우 인사검증 기능을 어디서 하게 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동안 민정수석실이란 이름으로, 특히 검증을 빌미로 대상이 아닌 국민까지 사정하고 신상털기, 뒷조사 같은 권력남용 사례가 적지않았다"며 "미국만 봐도 백악관은 검증 기능을 갖고 있지 않고 FBI 등 기관에서 한다. 이런 사례를 참고하면서 대통령실은 추천 기능만 보유하고, 국무위원·공직자 검증에 대해서는 법무부와 경찰 등에서 상호 견제·균형 원칙에 따라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언론에서 '법무부·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정치인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해서는 "인사 원칙은 고수하되 직종이나 누구는 되고 누구는 되지 않는다는 가림막은 설치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하는 취지로 말했다. 다만 윤 당선인이나 국민의힘에서 대선 전 법무·행안장관직을 여당 정치인이 겸직하는 것을 비판하며 선거중립 내각을 요구해 왔기에,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들이 비판판했던 처사를 그대로 되풀이하지는 않으리라는 관측이 많다.
이날 <조선일보>에, 윤 당선인이 최근 비공개 회의에서 윤도한 IPTV방송협회장,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 인사를 두고 "문 대통령의 공공기관 낙하산 근절 약속이 무색해졌다. 이런 인사가 남은 두 달 동안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하는 등 윤 당선인 측에서 공공기관 임기말 인사에 부정적 뜻을 드러냈다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꼭 필요한 인사의 경우에는 저희와 함께 협의를 진행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인수인계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요청한 상태"라고 김 대변인은 사실상 시인했다.
김 대변인은 '인사 동결을 요청한 것이냐'는 취지의 재질문이 나오자 "아니다. 현 정부 안에서 필수불가결한 인사가 진행돼야 할 사안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상호 협의와 함께 인사 관련 업무 인수인계가 제대로 될 수 있게 잘 협조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광화문 집무실' 준비 등을 맡은 당선인 직속 청와대개혁TF 팀장으로 윤 당선인의 측근인 윤한홍 의원이 유력하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청와대개혁TF 업무는 실무선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보도에 대해 저는 임명 관련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 (윤 의원은) 실질적으로 특별히 직책을 갖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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