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의 러시아 지원, 매우 우려" 경고…中·러 "악의적 목적 거짓 정보"

중국, 러시아 지원 보도 부인...러시아도 "우크라이나 독립적 작전 수행"

미국이 중국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지 말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전했다. 중국과 러시아 양측은 군사 지원에 대한 협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14일(이하 현지 시각)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은 이탈리아의 수도인 로마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침공 및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현안을 논의했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7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대화에서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행동을 같이 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이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의 러시아 지원에 대한 우려를 직접적이고 매우 분명하게 제기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우리는 중국이 러시아를 상대로 물질적 지원이든, 경제적 지원이든, 재정적 지원이든 모든 형태의 지원을 제공하는 범위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어떠한 지원도 큰 우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AP> 통신과 <워싱턴 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은 러시아가 중국에 군사 장비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 제이크 설리번(오른쪽)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4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로마에서 양제츠 중국 정치국원과 미중 간 고위급 회담을 갖고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AFP=연합뉴스

이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는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악의적인 목적으로 중국에 대한 거짓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 역시 미국 언론의 보도가 틀렸고, 러시아는 중국에 군사적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독립적으로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작전을 수행할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중국이 모두 부인하고 있지만 서방의 가혹한 제재로 국가 부도 위기까지 몰린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중국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고, 중국 역시 러시아가 무너질 경우 미국과 세력 경쟁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이기 때문에, 양국 간 협조는 군사 지원이 아니더라도 무역 등을 활용한 우회적인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한편 14일 진행됐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화상 회담은 일시 중단됐다. 우크라이나 측 협상 대표인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은 본인의 트위터 계정에 "세부 그룹별로 추가 작업 및 개념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내일(15일)까지 협상을 중단한다"며 "협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