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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증가로 나타난 중국의 "게으름뱅이"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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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1인 가구 증가로 나타난 중국의 "게으름뱅이"경제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예상보다 빠른 1인 가구 증가

독거인구(獨居人口), 즉 혼자 사는 중국인의 수는 2018년 7700만 명이었다. 1990년에 비해 6,000만 명 증가한 숫자로 전체 인구의 16.69%를 차지했다. 당시에는 2021년 독거인구가 9200만 명에 이를 것이며, 2050년에 1.33억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됐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2020년 중국통계국에 의하면, 중국의 1인가구는 이미 1.25억 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25%에 이르렀다. 중국 전체 가구의 4분의 1이 1인가구가 됐고 그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1953년 처음 실시된 중국의 전국인구조사에서 1가구는 평균 4.33인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1자녀 정책이 하나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그 밖의 여러 요인들로 인해 개혁개방 이후 1가구 평균 구성원의 수가 점차 줄어들었고, 2020년 1가구는 평균 2.62인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

평균적인 가정에는 부부와 1명 또는 2명의 자녀가 있고, 그 자녀들은 성인이 되기도 전에 학업을 위해 독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2019년 국가통계국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이혼율은 43.5%에 이른다. 이런 저런 이유로 1인가구의 증가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다.

1인가구의 증가에는 싱글족이 한 몫

학업과 취업 등 일시적인 1인가구가 있지만, 그중에는 동거인이 없이 혼자 사는 인구도 있다. 이른바 '싱글'들이다. 광동, 허난, 스촨, 산동, 장쑤 등 인구가 많다고 알려져 있는 지역은 모두 싱글 인구가 천만 명을 넘는다. 광동의 경우는 2577만 명이 넘어 압도적이다.

2019년 기준 싱글 비율이 20%를 넘는 성(省)은 일곱 군데로, 시장, 하이난, 광동, 광시, 윈난, 베이징, 신장이었다. 시장, 하이난, 광동은 25%가 넘었다. 도시로 보면, 싱글이 가장 많은 도시는 션전, 베이징, 광저우, 충칭, 상하이, 청두, 시안, 우한, 정저우, 쑤저우 순이다.

싱글의 증가는 개인주의, 결혼에 대한 부정적 관념, 결혼비용에 대한 부담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그 원인은 노년층과 청장년층이 다르고, 도시와 농촌이 다르다. 노년층의 경우 부부 중 한 명이 사망한 후 혼자 사는 경우, 전통적인 가족관의 변화로 자녀와 부모와 동거하는 경우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주 요인이다.

청장년층의 경우, 우선은 취업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 유동성이 많고 경제가 발달한 지역에 1인가구가 많은 것이 그 반증이다. 거주하던 지역에서 취업한 경우에도 부모와 동거하지 않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생활습관과 방식의 차이 때문이다.

또 하나의 원인은 결혼관의 변화다. 이제 더 이상 청년들은 성인이 되면 결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중국의 수많은 싱글족, 즉 '단션주'(單身族) 이다. 단션주 중 특히 싱글 남성을 가리키는 말인 광군(光棍)들을 위해 혼자를 상징하는 숫자 ‘1’이 들어가는 날인 1월 1일, 1월 11일, 11월 1일, 11일 11일에 광군제를 열 정도로 싱글은 주요 소비자로 부상했다.

혼자 살아도 고독감이나 생활상의 불편함으로 잘 느끼지 못하는 번잡한 도시와 달리, 농촌의 싱글족은 결혼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농촌 호적을 기반으로 작성된 <중국통계연감2021>에 의하면 중국의 농촌에서 남녀비율은 전국향촌인구의 성비는 107.91이다.

실제 많은 여성들이 취업을 위해 도시에 살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 성비는 호적 기반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많은 농촌 여성들이 도시에 호적을 두고 있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 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그밖에 결혼지참금 등 결혼에 소요되는 비용 부담이 크다는 것도 문제다.

독거경제와 게으름뱅이 경제의 출현

독거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맞춰 인터넷에는 고독감을 10등급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가장 낮은 등급인 혼자서 쇼핑하기로부터, 혼자 식사하기, 혼자 카페 가기, 혼자 영화보기, 혼자 샤브샤브 먹기, 혼자 노래방 가기, 혼자 바다 보러 가기, 혼자 놀이공원 가기, 혼자 이사하기, 최고의 등급인 혼자 수술하러 가기가 있다. 인터넷 SNS에서는 친구들끼리 너는 몇 등급이야 라고 묻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렇듯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추세이니, 그 수요에 맞춰 "독거경제(獨居經濟)"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싱글들이 선호하는 소형가구, 캡슐호텔, 애완동물 등의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혼자 먹기", "혼자 놀기", "혼자 살기"를 위한 상품이 대세다.

젊은이들은 중국판 지식인인 즈후(知乎)나 중국판 소셜커뮤니티 더우반(豆瓣),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홍슈(小紅書) 등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서로 정보를 공유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라이브방송(直播)"을 통한 독거상품 판매가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함께 싱글족들의 삶의 방식을 충족시켜주기 위한 "란런경제(懶人經濟)"가 화두가 되고 있다. "란런경제"는 풀이하자면, 게으름뱅이 경제라고 할 수 있다. 게으른 사람들이 최대한 게을러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상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이다.

전통사회에서 게으름이란 지양해야 하는 덕목이었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주중에 열심히 일한 사람들에 대한 일종의 보상이 되었다. 란런경제의 주력군은 스트레스가 많은 학생, 화이트칼라 등 정신노동으로 지친 사람들이 많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젊은 층이 많다.

란런경제는 "파오투이(跑腿經濟)"의 발달을 촉진시켰는데, "파오투이"는 발로 뛴다는 의미로 배달이나 퀵서비스와 같은 서비스를 의미한다. 게으른 사람들을 위해 파오투이족들이 서비스와 상품을 배달함으로써 파오투이경제를 만들어낸 것이다.

란런경제가 시작된 것은 2000년대 초반이지만, 폭발적으로 발전한 계기는 코로나 19 유행 이후다. 코로나 19는 게으름뱅이들의 소비에 대해 가졌던 부정적 인식을 싹 사라지게 했다. 누구나 다른 사람이 자신을 대신하여 배달을 해줘야 했기 때문이다.

독거인구 증가에 대한 대응과 앞으로 풀어가야 할 문제

전통적 결혼관과 가족관의 변화의 변화로 중국에서도 독신주의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혼자 사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늙으면 자식들의 봉양을 기다리기만 했던 양로관(養兒防老)은 옛말이 되었다.

4대가 한 집에 산다는 의미인 "사세동당(四世同堂)"은 더 더욱 찾아보기 힘들다. 핵가족이 보편화되었고, 2020년 현재 2대가 함께 사는 가구도 전체 가구의 36.72%밖에 되지 않는다. 이제 더 이상 양로를 개인이 책임지던 시대가 아닌 것이다.

중국 정부도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다. 선진국들의 상황이 모두 그것을 입증했기 때문에, 중국의 경제발전이 가져온 결과라고 보고 그에 대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독거노인을 위한 질병감시체제의 개선, 응급상황에 대한 구조체제 마련 등 양로서비스 건설 중이다. 자식을 분가시키고 혼자 남은 노인을 "빈둥지 노인(空巢老人)"이라고 하는데, 중국 1인가구의 대부분이 빈둥지 노인들이다. 독거노인들은 생활상의 어려움도 있지만, 심리적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정신적 문제가 점점 더 많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1인가구의 증가는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세계적인 추세인 것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인구감소로 인한 사회경제적 문제의 출현이다. 1인가구의 증가는 곧 출생률의 감소, 소가족화, 인구의 고령화와 함께 향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방면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각 사회와 국가가 떠안게 될 부담의 증가는 결국은 국내외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중국정부는 '중국특색'의 정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지만, 가야할 길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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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중국문제특성화' 대학을 지향하면서 2013년 3월 설립된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은 중국의 부상에 따른 국내외 정세 변화에 대처하고, 바람직한 한중관계와 양국의 공동발전을 위한 실질적 방안의 연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산하에 한중법률, 한중역사문화, 한중정치외교, 한중통상산업 분야의 전문연구소를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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