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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여권, 사회주의 몽상에 빠져"…색깔론·음모론 위험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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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여권, 사회주의 몽상에 빠져"…색깔론·음모론 위험수위

"'이재명 민주당' 주역들 정치에서 퇴출시킬 것"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현 집권세력에 대해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려 할 것"이라거나 "우리 사회를 서서히 사회주의 국가로 탈바꿈시키려는 몽상가 좌파 혁명이론에 빠져있는 소수"라고 주장했다. 지난 17일부터 시작된 일련의 음모론적 주장의 정점을 찍는 주장으로, 반공보수 진영의 고전적인 색깔론 수위를 한층 끌어올려 보수층 결집을 위한 총력전을 벌인 것이다.

윤 후보는 22일 충남 홍성 내포신도시 유세에서 "늘 국민을 갈라치기 하고, 기만하고, 허위 날조 공작과 반복 세뇌를 거듭해가면서 20년, 50년, 심지어 100년 집권을 떠들며 우리 사회를 서서히 자유민주 국가가 아닌 사회주의 국가로 탈바꿈시키려는 몽상가 좌파 혁명이론에 빠져있는 소수에게 대한민국 정치 미래를 맡겨서 되겠나"라고 정부·여당을 비난했다.

사회주의가 자유민주주의와 모순 관계에 있는 주의·주장인지는 차치하고, 현 집권세력이 사회주의를 표방하거나 그를 시사한 적은 없다. 윤 후보는 그러나 "나라의 주인은 나라를 사회주의 국가로 만들려 하는 소수의 몽상가가 아니고 국민 모두"라거나 "인민민주주의가 민주주의냐? 사회주의 민주주의가 민주주의냐?" 등의 발언을 계속했다.

윤 후보는 또 "이 정부의 행태를 보시라. 이 정부는 아마 개헌선을 돌파하거나 개헌을 하려 하면 우리나라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 자(字)를 빼내려 할 것이다. 이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헀다. 그는 "저 사람들은 이것을 반공 포퓰리즘이라고 매도할 수 있지만, 자난 5년 이 사람들이 펴온 국정을 살펴보시라. 일부러 한 것이지 절대 실책이 아니다"라고 예상되는 비판에 선제적인 변명을 하기도 했다.

윤 후보의 주장과 달리, 1987년 제정된 현행 헌법에는 전문(前文)부터 본문, 부칙에 이르기까지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은 없다. 전문과 4조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표현이 있을 뿐이다. 또 윤 후보의 주장과 달리,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3월 헌법개정안을 발의해 이를 국회로 보냈는데, 문 대통령이 제안한 개헌안 전문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표현은 원안에서 수정된 바 없이 그대로였다. '자유'는 빠지지 않았다.

윤석열의 '음모론 유세'…이번엔 "양극화도 고의, 못사는 사람은 민주당 편일 거란 생각에…"

윤 후보는 경제정책의 실패로 나타난 민생의 어려움을 현 정부·여당의 '무능'이 아닌 의도된 정략이라고 주장하는 음모론을 이날로 엿새째 이어갔다. 그는 내포신도시 유세에서 "이 정부에 들어와 양극화가 해소되고 어려운 분들이 좀 나아졌나?"라며 청중이 '아니'라고 답하자 "왜 그렇게 됐겠나? 그것은 이 사람들의 실책이 아니다. 고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이론이 잘못됐으면 즉각 바꿔야 하는데 바꿨나? 그러니까 고의라는 것"이라며 "국민을 편가르게 해서 못 살게 만들고, 못 사는 사람은 민주당 편일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오로지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고 지속하는 것에만 관심을 가지고 국가·국민을 생각하지 않은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에 투철한 정부는 시장을 존중하고 국민 선택을 존중하고 국민 의견을 늘 경청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지 몰라도 고의적으로 국민을 고통에 빠트리거나 큰 실수를 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날 서산 유세에서도 그는 "부동산 정책을 수십 번 고쳤지만 집값이 폭등했다"며 "이 사람들이 수십 번 정책을 바꿔 가면서도 집값이 폭등한 이유는 그 핵심세력의 저서에 잘 나타나 있다. '사람들이 주택소유자가 되면 보수화되기 때문에 우리 좌파세력 집권에 불리하다', 그래서 서울도 재개발 재건축 전부 중단했고. 그래서 집값이 폭등한 것이다. 이건 정책 과오나 실책이 아니고 의도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지난 17일 경기 용인 유세에서 "(집값 상승은)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것이다. 집값 올려서 운 좋아 집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가르고, 집 없는 사람은 민주당 찍게 하려고 만들어 놓은 것"이라는 주장을 처음으로 했고, 음모론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비판을 수용하는 대신 이후 18일·19일 유세에서도 계속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반복했다.

급기야 지난 18일 대구 달성 유세에서는 "왜 (민주당이 광주시내 쇼핑몰 설립을) 반대했는지 아시나? 대형 쇼핑몰에 있는 좋은 물건들, 명품들 이런 것에 도시인들이 관심을 갖게 되면 투쟁의지가 약화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자기들의 정치 거점 도시의 투쟁 능력이, 역량이 약화된다고 보는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역시 비판이 나왔지만, 이 주장 또한 이날까지 서너 차례 반복됐다.

이날 오후 군산 유세에서도 그는 "자기들의 집권 유지에 호남의 기업 유치가 도움이 안 된다고 하는 것"이라며 "이 지역은 계속 발전을 안 시키는 것이, 자기들한테 지속적으로 의지하게 만들고 어려운 경제 여건 때문에 민주당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는 독점 정치의 폐해를 보여주는 게 아니면 도대체 온다는 기업을 왜 막느냐"고 했다.

윤 후보의 주장이 음모론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은, 민주주의 체제에서의 선거를 '각자의 방식으로 나라를 위하는 정당들 간 선의의 경쟁'으로 보지 않고 '선과 악의 대결'로 보는 시각이기 때문이다. 탄핵당한 박근혜 정부 주도세력, 또는 극렬한 문재인 지지 세력의 시각과 판박이다.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최근까지 "한국 정치의 문제는 정치를 선과 악의 대결로 생각하는 것"(2013.7월, 2021.9월)이라는 문제의식을 꾸준히 가져온 이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인데, 윤 후보의 최근 유세 연설이 진정 그의 정치철학을 대변하고 있다면 안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가 무산된 것도 우연만은 아닌 셈이다.

다만 윤 후보는 이날 오후 보령 유세에서는 결국 비판을 의식한 듯 "제가 음모론을 제기한다고 민주당 사람들, 친여 세력이 주장하는데 이게 음모론이 아니면 정말 무능한, 지능이 엄청 낮은 사람들이란 얘기밖에 인 되는 것"이라고 해명하듯 말하기도 했다.

그는 "부동산 정책을 스물 몇 번 바꿨지만 집값을 못 잡았다면 정부를 담당할 지능이 안 되는 사람 아니겠느냐. 사람이 어떻게 스물 몇 번을 실수하느냐. 스물 몇 번을 돌리다 보면 우연히라도 한 번 맞아서 제대로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재명·민주당엔 노골적 비난…"부패가 일상적인 사람", "5000만 국민 전체 약탈당할 것"

윤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이재명 후보에 대해 "부정부패를 일상적으로 저지르고 다니는 사람", "개발사업 하나 하면서 시민 재산을 조 단위로 약탈하는 사람"이라며 이 후보와 민주당을 싸잡아 "저 사람들에게 나라 맡기면 5000만 국민 전체가 약탈당하지 않겠나"고 했다.

민주당에 대해서도 "시대에 뒤떨어지고 한물 간 4~50년 전의 좌파 사회혁명 이념에 사로잡혀 있다", "마치 민주주의를 위장하고 민주인사인 것처럼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맹비난하며 "자기들의 부패는 당연한 것이고 남들은 깃털같은 허물도 조작해 공작하고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지독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는 "저와 국민의힘이 다음 정부를 맡게되면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어낸 주역들은 한국 정치에서 퇴출시키고 민주당의 양식 있는 휼륭한 정치인들과 합리적 협치를 펴가겠다"고 했다. '협치'를 강조한 발언이기는 하지만, '정치에서 퇴출시키겠다'는 장담에 더 눈길이 갔다.

그는 보령 유세에서는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말하던 중 "(민주당은) 생각이 평양과 똑같다. 북한 노동신문이나 당 기관지에 나오는 것과 같은 얘기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22일 오후 충남 홍성군 내포신도시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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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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