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KTX 민영화' 밀어붙이기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정치권과 시민사회, 코레일 노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토해양부는 '수서발 KTX 사업제안요청서 초안'을 내놓으며 민영화 추진 의지를 재차 천명했다.
이 내용을 보면 KTX 민영화는 결국 실패로 일단락 된 인천공항의 민영화와 여러 모로 닮아 있다. 대기업 지분을 49%로 제한하는 등의 내용이 인천공항 민영화 계획과 판박이인 것이다.
민주통합당 내 KTX민영화 저지 투쟁위원회 김진애 위원장은 27일 "49%로 지분을 제한해도 대기업이 최대주주로 경영권을 행사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는 만큼 국토부 발표는 KTX 민영화에 반대 여론과 재벌특혜 논란을 모면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고 비판했다.
국토부 "KTX 민영화, 49%만 대기업 주고 51%는 국민공모 등으로"
국토해양부가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해 26일 내놓은 사업제안요청서 초안을 보면 수서발 경부선, 호남선 KTX의 운영권을 가져갈 컨소시엄은 대기업과 중견기업 지분율이 49%로 제한된다. 나머지 51%는 국민공모주(30%), 코레일 등 철도 관련 공기업(11%), 중소기업(10%) 등으로 충당한다는 것이 국토부의 계획이다.
이는 대기업 특혜 논란과 공공성 침해 비판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앞서 추진했던 인천공항 민영화의 경우도 정부가 100% 소유한 인천공항 지분의 49%만을 매각하겠다는 명분으로 추진됐었다. 반대 여론이 거세자 정부는 인천공항에도 국민공모주 방식의 민영화를 검토했지만 이 역시 "외국인과 외국 자본에게 국부를 유출하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안팎의 반발에 부딪혔다.
인천공항 민영화는 추진 4년만인 지난해 말 사실상 무산됐지만 이명박 정부가 똑같은 방식으로 KTX를 또 다른 희생양으로 삼으려고 하는 것이다.
김진애 "재벌특혜 논란 모면하기 위한 '꼼수'"
KTX 민영화의 '좋은 점' 중 하나로 거론돼 왔던 '요금 20% 인하'는 이날 나온 사업제안요청서 초안에서 '10% 인하'로 절반이나 줄어 들었다. 국토부는 "현행 코레일 요금에 대비해 민간이 운영하는 수서발 KTX 요금은 10% 이상 인하도록 의무화하고 입찰시 추가 할인을 제시한 업체에 가산점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애 의원은 이날 낸 성명에서 "수서발 KTX만 운영한다면 코레일은 요금을 30%까지 인하할 수 있다"며 "그동안 20% 인하가 가능하다고 주장해 온 국토부가 10% 찔금 인하한다는 것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진애 의원은 또 "국토부 발표는 결국 국민의 반대 여론을 무마하면서 KTX 민영화를 추진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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