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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의 성금상자 전달 교란작전명은…'교회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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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의 성금상자 전달 교란작전명은…'교회 언저리'

▲전주 노송동주민센터 직원들이 29일 얼굴없는 천사가 전달한 성금상자에 들어있던 돼지저금통과 5만 원권 지폐다발을 소중히 꺼내 성금액수를 집계하고 있다. ⓒ전주시


'전주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의 세밑 사랑을 베푸는 그 '바이러스' 근처엔 2년 째 세상을 어지럽게 뒤흔들어댄 '코로나19' 바이러스도 감히 덤비지 못할 뜨거운 열기가 전북 전주를 감동으로 뒤흔들었다.

올해로 22년 째, 성금기부 횟수는 23차례에 달하는 얼굴없는 천사의 '몰래한 사랑'은 매년 그러했듯 달라짐이 없는 전달방식을 이어갔다.

종이박스 상자, 그리고 그 안에 얌전히 앉아 있는 돼지저금통에 더해진 1만 원·5만 원권 지폐다발은 얼굴없는 천사의 한결같은 모습이 투영돼 있다. 여기에 하얀 A4 용지에 남긴 사랑과 용기의 말도 변함이 없었다.

단, 이 중에서 간혹 달라지는 것을 꼽는다면 돼지저금통의 색깔이 빨간색과 노란색이 번갈아 가며 사랑의 몰고 온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규칙을 세운 것 마냥 그는 지난 2000년 4월 선행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매년 성금을 전달하는 방식도 큰 변화없이 잔잔했다.

첫 성금전달을 초등학교 3학년 학생에게 심부름을 부탁해 동사무소에 전달했고, 이듬해에는 20대 초반 여성을 통해 성금상자를 보냈다. 이어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주민센터 인근에 성금상자를 놓아둔 다음, 공중전화 등을 이용해 상자 위치를 주민센터 직원들에게 알려왔다.

그러던 천사 그가 1년 전부터 변화의 모습을 보였다. 

해마다 수천 만 원이 담긴 성금상자를 주민센터 인근 공원 또는 주민센터 지하주차장 등에 놓고 사라졌던 천사의 날개짓이 달라진 것.

얼굴없는 천사의 전화를 받아왔던 노송동주민센터 직원들은 지난해 전화를 받은 직후 성금상자가 있는 위치에 다가가는 순간까지도 참 생소했던 것이었다. 그해 성금상자를 주민센터 인근이 아닌 도보로 약 348m 떨어져 있는 삼마교회 공터에 놓아두고, 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어 종이상자 위치를 말해준 것이 그러했다.

지난 2019년 성금상자가 눈 깜짝할 사이에 절도범들의 손에 빼앗기는 유례없는 사건을 겪은 천사도 도난에 대비한 장소 선정에 고민을 거듭한 흔적이 여실히 묻어나면서 이른바 성금상자 위치 교란작전을 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 작전은 올해도 적용됐다.

천사는 "성산교회 오르막길 부근에 있는 트럭 적재함 위에 박스를 놓았으니, 불우한 이웃을 위해 써달라"는 말을 끝으로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주민센터 직원들이 천사가 말한 성산교회 앞으로 서둘러 달려가보니 트럭에 박스가 놓여 있었다. 올해의 성금상자 위치 선정은 지난해와 비슷한 교회 인근이었다. 

ⓒ프레시안



이곳은 주민센터에서 약 168m 떨어진 장소로 걸어서는 약 2분 정도가 걸리는 거리다. 

1년 전 상자가 놓였던 삼마교회까지 거리보단 절반 가량이 가까운 장소였다.

소중한 그 상자에는 5만 원권 지폐 다발과 동전이 들어있는 노란색 돼지저금통 1개가 들어 있었다. 성금액수는 7009만 4960원이었다.

한편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가 여지껏 몰래 보내 온 성금의 총액은 8억 872만 8110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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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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