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는 화장실 두루마리 휴지를 마지막 한 칸만 남겨놓고선 자기가 휴지를 갈아 끼울 차례가 아닌 척했다. 그것도 사회 전체에."
코미디언 댄 시한이 2019년 트위터에 올렸던 글이다.
내가 속한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나 이른바 386세대들의 행태가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일종의 먹튀다. 그리고는 세대 탓만 해댄다. 요즘 말로 꼰대짓 투성이다. 브루스 기브니는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가 일종의 소시오패스적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2017년). 이들에게 내재된 반사회성을 지적했던 것. 여기서의 반사회성은 "파티에 가고 싶지 않아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남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의미"였다. 이 분석은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될 성싶다. 어쩌면 우리 세대는 과거 미국의 '도금 시대'처럼 살아왔고 그보다 더한 이기심으로 살아가고 있다.
좀 더 신랄한 비판을 가져와보자.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베이비붐 세대가 60년대의 진보주의에서 후퇴하여) 운이 덜 좋은 사람들의 열망에 적대적인, 더 비열하고 이기적인 관점”을 갖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60년대를 한국의 80년대로 치환시켜 놓고 나면 뭐가 다를까.
기왕 가는 김에 더 나아가보자.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경제학자 마티아스 도프케와 파브리지오 질리보티가 전후를 규정지은 존재로 언급하는 "사회적 계약"을 파기하고, "자기 자신을 위해 망을 보며, 자신의 교육과 개인적 성공에 더 투자하되, 사회적 보호는 덜 중시했다."
한국의 사교육 열풍이 어느 세대에서 비롯되었는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한국 사회의 역사적 정통성을 어느 세대가 독점하려 드는지, 그토록 비판했던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을 동시에 독점하려 하는지. 본래 이 책은 한국의 MZ세대에 해당하는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책이다.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들은 "생애 주기상 '소득이 정점을 찍는 시기'에 다가서야 하는 지금, '대침체보다 더 심한 경제적 대재앙'에 직면하여 '현대 미국사를 통틀어 처음으로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로 살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애니 라우리 2020년 4월)
하지만 나는 이 책을 한국의 베이비부머 세대와 386세대에 대한 비판으로 읽었다. 그래서 읽기가 결코 쉽진 않았지만 그만큼 쉽게 공감했다. 저자의 결론이다. "망가지고 실패한 게 단지 하나의 세대가 아니라는 거다. 망가진 건 체제 자체다." 그렇다면 대안은. "우리는 지치지 않고 변화를 주장할 정치인들에게 집단으로 투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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