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이 오는 24일부터 석 달여간 신규 주택담보대출 시행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작년 말 몇몇 은행이 신용대출을 한시적으로 중단한 적은 있었지만 주담대 대출을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 된다.
농협은행은 24일부터 11월 30일까지 약 3개월 동안 전세대출, 비대면 담보대출, 단체승인대출 등 부동산대출의 신규·증액·재약정 계약을 전면 중단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조치에는 주택은 물론 주택 외 토지, 임야 등 비주택도 포함됐다. 다만 집단대출, 양도상품, 부동산 담보 긴급 생계자금 대출 등 서민에 필수적인 일부 상품은 제외했다.
농협은행의 이번 조치는 천정부지로 늘어나는 가계부채 때문이다. 이를 관리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대출 상품을 중단한 것이다. 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의 올해 7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연말 대비 7조 원 이상 늘어 증가율은 8%를 넘어섰다. 이는 금융당국이 권고한 연간 증가율 5%를 이미 넘어선 것이다.
금융당국의 강력한 가계부채 관리 의지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중론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받지 않는 1억 원 이하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보다 적은 금액으로 제한하라고 은행권에 권고한 데 이어, 고승범 금융위원장 내정자도 17일 금융위 직원과 회의에서 "필요하다면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활용해 추가 대책도 적극적으로 발굴·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농은행 외에 4대 은행은 아직 가계 대출 증가율이 목표치에서 벗어나지 않은 만큼 신규 대출을 중단할 계획은 없지만, 이번 주담대 대출 중단 조치가 다른 은행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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