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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정책 발표회인줄?...최재형의 '시장지상주의' 정책 열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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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정책 발표회인줄?...최재형의 '시장지상주의' 정책 열어보니

"집권하면 100일간 기업·부동산·노동 규제 재검토"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정책 관련 첫 발표를 하는 자리에서 최저임금제의 지역·업종별 차등 적용을 제시했다. 최 전 원장은 자신이 집권하면 100일간 '규제 모라토리엄'을 선언해 규제를 신설하지 않음은 물론 기존 규제들을 모두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특히 기업·부동산·노동 관련 규제들을 집중 겨냥했다.

최 전 원장은 13일 오전 여의도 대선캠프 기자실에서 한 '경제정책 비전 발표'에서 "대통령이 되면 취임 후 100일 동안 정부규제의 신설·강화를 동결하고, 안전·환경·소비자보호 등 필수 규제를 제외한 모든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규제를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대표 사례 몇 가지를 말하자면 '기업규제 3법'이 대표적이고, 부동산 규제도 빼놓을 수 없다. 분양가상한제, 대출 규제, 임대차 3법 등의 규제가 되겠고, 노사 간 협상력 균형을 깨트린 노동조합법, 지역균형발전과 무관한 수도권 규제, 업종이나 업무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적용되는 주52시간 근무제, 업종이나 지역 물가수준을 감안하지 않은 획일적인 최저임금 규제. 이런 규제들은 도입 및 시행 과정에서 많은 논란이 제기됐고 기대 효과보다 부작용이 많은 것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그래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런 규제를 검토하겠다."

최 전 원장의 이같은 발표 내용은 보수 진영 내에서도 극단적인 자유지상주의 그룹이나 재계에서 주로 주장해온 것이다. 당내 대선 경쟁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전날 서울대 강연에서 "국민의힘 주자 중 저만큼 진보·중도의 합리적 주장을 받아들일 수 있는 주자는 없다"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 전 원장은 이념적 스펙트럼에서 굉장히 오른쪽에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최저임금제 관련 언급이다. 최 전 원장이 사례로 언급한 다른 모든 사안은 적어도 문재인 정부 들어 새로 입안된 정책이어서, 경제정책 기준을 박근혜 정부 때로 되돌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박근혜 정부에서조차 경총·전경련 등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사안이다. 최저임금법은 1986년 전두환 정부 당시 제정됐다.

"노사 간 협상력 균형을 깨트린 노동조합법"이란 표현은 2020년 12월 국회에서 통과된 이른바 '노동 3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 노동관계법 조항이 노조에게 유리하다는 주장은 경영계에서 지속적으로 해왔다. 노동계 입장은 물론 다르다.

최 전 원장은 또 올해 7월부터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전면 시행돼 사실상 안착 단계에 들어간 주52시간제에 대해서도 업종별로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뜻을 시사했다. 앞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주 120시간 노동' 발언 역시 IT 부문 기업인들의 요구를 언급하며 최대 노동시간 52시간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던 도중 나왔다.

부동산 관련 규제를 사실상 전면 완화하겠다고 한 부분도 주목된다. 최 전 원장은 '규제 모라토리엄' 구상을 발표하면서 "문재인 정권 임기 중 신설·강화된 불량규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는데, 이와 관련해 '불량규제를 대표적으로 하나만 꼽는다면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부동산 관련 과도한 여러 규제를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임대차 3법 관련,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분양가상한제가 포함돼야 하고, 주택담보대출 상한도 40% 정도로 돼 있는데 대폭 상승시켜서 자기가 벌어 장기 저리로 갚을 수 있음에도 현금이 없어 집을 구하기 어려운 분들이 주택을 마련할 길을 열어드리겠다"고 했다. 여기에 "지역균형발전과 무관한 수도권 규제"까지 완화하겠다고 했다.

구체적 각론을 넘어 경제를 보는 총체적 인식 수준에서도 시장지상주의적 성향은 짙게 드러났다. 최 전 원장은 "한국 경제는 코로나 확산 이전부터 내리막이었다"며 "그 이유는 어렵지 않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실패한 정책 실험, 좌파 이념에 치우친 친노조·반시장·반기업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현 정권 임기 내내 반시장적·반기업적 불량 규제가 양산됐고 헌법이 보장한 개인과 기업의 경제적 자유와 창의는 사실상 무시됐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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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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