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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오’와 ‘요’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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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오’와 ‘요’의 차이

요즘 카카오톡으로 떠다니는 사진 중에 “왜 모른 척 하십니까? 사과하십시요!”라고 쓴 것이 있다. 그 주변에 유명한 인사들이 모두 와서 사진 찍느라 난리가 났다. 대선 후보들도 어느 누구 하나라도 빠지면 아니 될세라 사진 찍어서 단톡방(카카오톡 단체방)에 올려서 현장에 다녀온 증거물(인증샷?)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모든 사람들이 그것이 맞는 문장인 줄 잘못 알까 두렵다. 국회의원께서 쓰신 문장이니 틀릴 리가 있는가 하고 수정하지도 않고 여기저기 보내는 것이다.

식당에 들어가다 보면 현관에 깔판이 있다. 무슨 용도인지는 모르겠으나 거의 대부분의 깔판에 “어서오십시요”라고 써 있다. 어린 아이들도 많이 이용하는 중국집(중국 음식을 파는 곳, 이상한 것은 일식집은 일본집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이에 관해서는 다음 기회에 논하기로 한다.) 입구에는 예외 없이 그런 문구가 보인다. 물론 다른 식당도 마찬가지일 것이나 중국음식점이 유난히 많다는 것이다. 아마도 필자가 중국음식을 좋아해서 자주 가기 때문에 더 많이 보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말은 연결어미와 종결어미라는 것이 있어서 필요에 따라 사용하는 글자가 다르다. 종결어미는 주로 ‘~~오’를 쓰고, 연결어미로는 ‘~~요’를 쓴다. 예문을 보면서 살펴보자.

예문 1) 이것은 사과오, 저것은 배오.

예문 2) 이것은 책이요, 저것은 공책이오.

위의 인용문 1)을 보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사과오’라는 표현이 이상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하나, 둘이, 셋이~~”라고 할 때는 ‘~~요’를 쓰는 것이 듣기에도 편하고 뭔가 문장이 이어질 때 쓰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우리는 ‘연결어미’라고 한다. 그래서 예문 2)가 상당히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간에 문장을 연결하는 것은 ‘~~요’를 쓰고, 문장이 끝났음을 알려줄 때는 ‘~오’를 쓴다. 그래서 ‘오’을 종결어미라고 한다. 그러므로 “어서 오십시오.”, “사과 하십시오.”라고 쓰는 것이 어법에 맞다.

조금 더 설명을 보태보자. '오'는 종결어미로 문장이 ‘설명, 의문, 명령, 청유’의 뜻을 나타내는 종결어미라는 말이다. 또한 ‘오’를 쓴 뒤에는 마침표로 마무리하므로 문장은 이미 끝났음을 알려준다. 한편 ‘요’는 연결어미로 쓰일 뿐만 아니라 듣는이에게 존대의 뜻을 나타낼 때 쓰이기도 한다. 이럴 때는 보조사라고 한다.

예문 3) 돈이 없어요.

예문 4) 드디어 여름이 가는군요.

예문 5) 사랑은요, 움직이는 거래요.

위의 예문을 보면 문장이 모두 ‘요’로 끝났음을 알 수 있다. 이 문장들은 다시 “돈이 없다. 드디어 여름이 간다.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다.”와 같이 쓸 수 있다. 원래는 이러한 문장이었는데, 존대의 의미를 더하기 위하여 ‘요’를 붙이면서 끝맺은 것들이다. 보조사(補助詞)란 “체언이나 부사, 활용 어미 따위에 붙어서, 특별한 뜻을 더해 주는 조사”를 말한다. 즉 주격 조사 [이/가]에 비해 ‘은/는, 도, 만’은 의미를 더해주고 있음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예문 6) 얼굴은 예쁘다.

예문 7) 얼굴도 예쁘다.

예문 8) 얼굴만 예쁘다.

라고 할 때 문장의 의미가 모두 다른 것과 같다. 다시 말해서 “나는, 여름이 가는 게 싫어.”라는 문장은 “나는 여름이 가는 것이 싫다.”라는 문장의 변형임을 생각하면 보조사의 의미를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말의 연결어미와 종결어미는 엄연히 다르다. 특히 식자층이나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은 정확한 문장을 써서 본을 보여야 하고, 대중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는 반드시 정확한 문장으로 표기해야 한다. 각 구청(군청)마다 한국어지도사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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