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를 저울질 중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기업 규제, 최저임금 정책 등 문재인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보였다. 기본소득 논의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긍정적 입장을 보이면서도 재난지원금 문제를 이와 연동하는 것은 기본소득 개념에도 맞지 않고 포퓰리즘으로 흐를 우려가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 전 부총리는 5일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금 기업 정책에 있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전 부총리는 "현직에서 나온 지 2년 8개월이지만,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수장으로 있었으니 중소기업의 어려움에 일말의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해 눈길을 끌었다.
김 전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에 대해 "첫 번째로는 경제 철학이 문제다.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중대재해법 등을 왜 하는 것인지에 대한 토론했어야 한다"면서 "두 번째는 정책을 펴는 데 있어서 시장에 주는 분명한 메시지와 소통이 있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책의 이념화' 때문에 일정 부분 그랬을 것이고, 소통과 공감이 없어 그런 실수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현직에 있을 때, 최저임금 인상에 격하게 반응했다"며 "최저임금 인상 방향은 제시하되 시기와 속도, 시장의 수용성, 지불 능력 등을 고려했어야 한다. (그러나) "급격한 인상은 고용 불안정에 영향을 줘 노동 수요 감소 문제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첫 2년간 급격한 인상이 큰 압박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된 의사결정 구조를 바꿔야 한다"거나 "근로시간 단축은 신축적 운용이 필요하다. 업종별로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제안했다.
또 "(기업 규제 법령에) 형벌 조항이 있는 법규가 65%나 된다"며 "우리 경제나 사회의 많은 활동들이 형벌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기업 범죄에 대한 경영진 형사책임 완화를 주장한 것과 비슷한 취지로 읽힌다.
기본소득 논쟁에 대해서는 "논의가 포퓰리즘으로 흐르고 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기본소득은 검토해야 한다"면서도 "'일의 미래', 재정 조달 가능성, 국민적 수용도가 전제돼야 한다"며 "(현재의 논쟁 양상은) 기본소득이 재난지원금이나 보편적 복지 차원과 관련돼 포퓰리즘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선 출마선언 일정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하고 결정하려 생각하고 있다. 좀 기다려 보시라"며 말을 아꼈다. 야당인 국민의힘에서 입당 의사를 타진했으나 거부한 게 사실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양쪽 당으로부터 직간접적 연락이 오고 있다"며 "(이에 대해) 의사표시를 한 적이 없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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