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야권의 장외 대선후보들이 국민의힘 입당 문제를 놓고 선택의 기로에 섰다.
문재인 정부에서 요직을 지낸 이들은 저마다 정권교체 필요성을 강조하며 야권으로 위치를 옮긴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곧바로 '8월 경선버스 출발'을 예고한 국민의힘에 몸을 실으면 정치적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다.
윤 전 총장은 '11월 단일화'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이 마무리된 후에 야권후보 단일화를 모색하는 수순이다.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장모와 부인 의혹, 보수 정체성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음에도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큰 낙폭을 보이지 않은 점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최근 윤 전 총장을 만났다고 밝힌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당장 들어갈 생각은 없는 것 같다"며 "바깥에서 중도층을 결집하는 역할을 하고 마지막에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하겠다는 생각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12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고 "윤 전 총장이 가진 자유라는 화두가 국민의힘이 말하는 시장만능주의나 자유지상주의와는 결이 좀 다르다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11월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언급했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윤 전 총장의 만남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출마선언문이 미래지향적이라기보다는 옛날 보수의 냄새가 난다고 했더니 (윤 전 총장이) '내가 써놓고 읽어보니 좀 그런 것 같다'고 했다"며 "자신의 메시지가 자칫 옛날 보수로 회귀하는 것이라는 인상을 주는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고 했다.
김동연 전 부총리는 국민의힘 입당보다 제3지대에서 독자 세력 구축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그는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권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치세력의 교체"라고 했다.
국민의힘 입당 계획을 묻는 질문에 김 전 부총리는 "우리 정치가 모든 것을 양극단으로 재단하는 것 같다"면서 "여야가 바뀐다고 우리 사회와 경제의 근본적 문제가 해결될까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정권교체로 바뀌는 건 없다"며 "아래로부터의 반란, 즉 시민들의 정치참여와 의사결정 참여 등이 톱다운 방식과 조합될 때 우리 사회가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언급하는 '공정 경쟁'에 대해서도 김 전 부총리는 "실력주의가 나름대로 공정하다고 생각은 할 수 있지만, 거꾸로 뒤집으면 실력주의라고 하는 외피를 쓴 세습주의도 많다"고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국민의힘에 입당해 양당 정치의 외피를 쓰기보다 정치세력 교체를 앞세워 독자적 활로를 모색한 뒤에 대선 도전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최재형 전 원장의 공보 역할을 총괄하는 김영우 전 의원은 "정당 정치가 아니고는 대의민주주의를 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국민의힘 입당을 기정사실화 했다.
김 전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최 전 원장이 정치라는 건 비슷한 생각이나 같은 뜻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끼리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입당 여부와 시기를 심사숙고하고 있다"면서도 "최 전 원장 성격상 한 번 결정이 되면 단호하게 결정을 내릴 분"이라고 '8월 경선버스 탑승' 가능성을 크게 열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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