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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산 애호박 산지폐기…최악 폭염과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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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산 애호박 산지폐기…최악 폭염과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절벽

3년 만에 악몽 재현

폭염으로 인한 생산량 증가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절벽에 결국 화천산 애호박 산지폐기 악몽이 3년 만에 재현됐다.

농민들은 이번에도 제 손으로 키운 애호박을 갈아엎으며 마른 눈물만 삼키고 있다.

▲애호박 가격안정을 위한 산지폐기 조치가 지난 22일부터 화천군 간동면 도송리에서 시작됐다. ⓒ화천군

지난 22일 간동면 도송리 산자락에서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가 주도한 애호박 산지폐기가 시작됐다.

트럭에 가득 실려온 연둣빛 싱싱한 애호박들이 가차 없이 밭 위에 내동댕이 쳐지고, 트랙터 바퀴에 갈려 나갔다.

2018년에 이어 3년 만에 이뤄진 산지폐기는 생산량 증가로 애호박 시장 반입량이 전년 대비 14% 증가하고, 가격은 평년 대비 40% 이상 폭락함에 따라 결정됐으며, 내달 3일까지 이어진다.

강원도에 배정된 300여톤의 산지폐기 물량 중 전국 최대 주산지인 화천지역에 집중된 물량은 무려 213톤이다.

보상금은 8㎏ 1상자 당 5200원으로 사실상 겨우 손해를 면하는 정도다.

일반 애호박(8㎏ 1상자 기준) 가격동향을 살펴보면,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평균가격은 3889원대에 형성됐다. 이는 전년 동기 9026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농가들은 이번 가격폭락 사태가 고온으로 일시 생산량이 증가하고, 가격이 폭락해 산지폐기를 했던 2018년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산지폐기를 통해 시장 유입량을 조절해도, 소비 자체가 제대로 일어나지 않으면 달리 가격을 방어할 방도가 없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됐던 7월 들어 일반 애호박 가격은 추락을 거듭했다.

올해 상반기 한때 1상자 1만1410원까지 올랐던 애호박 값은 지난 19일 2423원까지 수직낙하했다.

코로나19에 의한 휴교 조치 등으로 소비의 큰 축을 담당하는 학교 단체급식 수요가 급감한데다, 대형 마트나 백화점 등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긴 여파다.

특히 수도권 3인 이상 모임이 어려워지면서, 음식점 등을 통한 애호박 소비를 기대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때문에 애호박을 비롯한 일부 계절작목 재배 농가들은 어느 때보다 심각한 위기감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더구나 23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2주 연장을 발표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피해가 극심한 농업인들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과 비슷한 수준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아울러 고통을 농가에게만 지우는 유통체계도 이번 기회에 꼼꼼히 재점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인수 간동면 도송리 이장은 “지금으로서는 이 상황에서 빠져나갈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며 “수십 년간 애호박 농사를 지어오면서도 올해 같은 상황은 처음 겪어보는 위기”라고 했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정부와 농협의 1차 산지폐기로도 부족할 경우, 우리 군의 농산물 가격안정 지원조례를 통한 가격안정 자립금 지원과 추가 산지폐기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21년 화천지역에서는 농가 118곳에서 애호박을 재배하고 있다.

연간 생산량은 모두 4500톤에 달하며, 최근 본격적인 생산기를 맞아 최근 산지폐기 이전까지 하루 평균 30~40톤이 출하됐다.

화천은 약 200㏊ 이상의 면적에서 여름과 가을철 일반 노지 애호박 전국 유통량의 70%가 생산되는 전국 최대 주산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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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준

강원취재본부 전형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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