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직장 내 괴롭힘 고소 … 회사는 내용증명 반격(?)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직장 내 괴롭힘 고소 … 회사는 내용증명 반격(?)

피해자 기자회견, 거제지역 전세버스업체에서 벌어진 일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발언의 충격을 벗어나지 못해 퇴사한 직원에게 사측이 임금 등의 반환을 압박하는 내용증명까지 보내는 일이 경남 거제에서 일어났다.

이 일을 두고 노동단체에서는 피해자가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을 문제 삼아 수사기관에 고소한 일을 두고 사측이 2차 보복 가해 한 것은 아닌지 개연성을 살피고 있다.

여직원의 직장 내 괴롭힘은 거제지역의 한 전세버스 업체에서 벌어졌다.

▲기자회견. ⓒ프레시안(서용찬)

피해자 A씨는 2일 오전 11시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자신이 직장에서 겪었던 일과 정신적 충격을 피하는 방법으로 퇴사를 택해야 했던 사정을 털어놨다.

A씨는 이 회사에서 7년 6개월을 근무했다. 그동안 인사, 총무, 경리, 어린이통학차량 등승보호자, 때로는 배차보조까지 맡아 일했다.

아침 7시에 출근해 저녁 7~8시 퇴근했지만 회사의 어려운 사정을 알기에 희생을 감수해왔다. 특히 회사 매각을 위한 매각추진위가 구성되면서 그녀의 일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고 했다.

고된 노동에 직원 충원을 요구했지만 회사가 어려워 힘들다는 말만 듣던 중이었다.

문제는 지난 4월 23일 일어났다.

그동안 자신이 믿고 있었던 상사들이 업무용 차량에서 나눈 충격적인 대화 내용이 블랙박스 작동 오류로 SD카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공개됐다.

A씨는 “자신에 대한 욕설이 흘러나왔고 간이 부었다. XX하고 XX졌다. 하루빨리 짤라 내야 한다는 등 모욕적인 비하 발언에서부터 입에 담을 수 없는 성적 모욕이 있었다”고 했다.

함께 있던 사장이 자리를 피할 정도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그 자리에서 펑펑 울다 몸을 가누지 못해 동료의 도움으로 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여태껏 고생한 보람이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졌다. 눈물만 흘렀다. 성적 모독이 생각나 치가 떨렸다. 한 사무실에 근무한다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성적 수치심에 1분 1초도 한 사무실에서 일을 할 수 없었다. 이틀 동안 연차를 썼다. 잊으려고도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 고통스럽고 힘들어 태어나 처음으로 정신과를 찾았다. 지금도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했다.

자신의 희생과 노력의 댓가가 그들에게는“X 같이 부려먹고 쫒아내려는 존재 였을지 모른다”는 박탈과 상실감으로 변했다.

A씨는 5월 10일 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을 진정했다. 21일에는 거제경찰서에 정식으로 고소했다. YWCA 상담센터도 찾았다. 회사 대표도 면담했다.

▲기자회견. ⓒ프레시안(서용찬)

사건 이후 그녀는 “가해자 중 한사람으로부터 연장근로수당 요청에 회사 비리부분을 파 해치고 있는데 잘못이 있으면 책임을 물을 것이다, 인수 인계 똑바로 안하면 퇴직금 지급 못한다 는 등의 발언도 들었다”고 했다.

회사 노조에도 알렸지만 직접적인 도움은 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는 현실과 맞닥뜨리게 됐다. 차량내 대화라는 이유로 경찰은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통보를 해왔다. 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은 인정되나 회사가 당사자들에게 경고를 했다는 이유로 조사를 종결했다. 지금은 이의신청을 한 상태”라고 전했다.

A씨는 기자회견에서 문제의 발단이 된 두 임원에게 공개 사과할 것과 두 임원에 대한 솜방망이 경고로 넘어간 회사 대표의 사과도 함께 촉구했다.

또한 노동부와 사법당국의 철저한 감독과 조사를 요구했다.

A씨는 “두 사람이 이제라도 진심어린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 노동부와 경찰에게 힘든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실망만 커졌다. 다시는 이 같은 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아픔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잘못을 바로잡겠다. 가해자는 지금도 일상생활을 하고 피해자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보호 받지 못하는 상황이 억울하다”고 말했다.

그녀의 고소장에는 “어려운 시국에 저는 직장을 잃었습니다. 너무 억울하고 분합니다. 왜 저분들은 떳떳하게 회사에 남아있어야 합니까” 라는 몹시 슬프고 괴로운 심경의 글을 담았다.

회사 측은 <프레시안>에 “업무차량 블랙박스에 기록된 사적인 대화 내용이다. 피해자가 노동부와 수사기관에 법률적 판단을 맡긴 문제다. 회사가 지금 임의로 입장을 밝힐 수 없는 문제”라고 밝혔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