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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결심공판 21일로 연기...피해자 "권력형 성범죄 뿌리뽑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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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결심공판 21일로 연기...피해자 "권력형 성범죄 뿌리뽑아달라"

오 전 시장측 요청인 양형조사신청서 받아져 연기, 공대위 '엄중 처벌' 촉구

부하직원 성추행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엄중 처벌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는 8일 오전 부산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거돈에게 최고형을 선고해 법의 엄중함을 알리고 권력자들의 성폭력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보여라"고 촉구했다.

이날 오전 10시에 부산지법 301호 법정에서 진행되는 오 전 시장의 결심공판을 앞두고 공대위는 피해자의 입장문까지 전달하면서 재판부에 엄중 처벌을 요구했다.

▲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 ⓒ프레시안(박호경)

공대위는 "오거돈 사퇴 이후 1년의 시간도 훌쩍 지났다. 피해 이후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가슴 졸이고 있을 피해자와 가족, 동료들이 떠오른다"며 "성폭력 가해자 오거돈을 법정에 세우기까지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던가. 이제 피해자와 우리들, 그리고 전국민을 위해 법원이 엄중처벌로 답해야 할 때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시정을 책임지며 성폭력 사건의 피해회복과 가해자 처벌을 이끌어야 하는 시장이 직원들을 추행했다"며 "오거돈은 사퇴 이후 단 한 번도 진정성 있는 반성을 하거나 피해자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퇴 후 잠적해 피해자의 피해를 더욱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거돈의 권력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었고 피해자는 어디에서도 안전하지 못했다. 직장은 하루아침에 무서운 공간이 됐고 가해자의 권력 때문에 경찰, 검찰조차 믿을 수 없었다"며 "지금도 피해자는 전기충격기를 쥐고야 겨우 잠이 들며 하루에도 몇 번이나 현관 비밀번호를 바꾸고 복도에서 나는 작은 소리에도 심장을 졸이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피해자가 겪고 있는 지옥 같은 시간과 지난 1년간 오거돈이 끼친 사회적 악영향을 고려한다면 최고형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가해자 오거돈은 '피해자가 고통받을 줄 몰랐다'며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다"며 "그 긴 시간동안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반성은 전혀 없다가 이제 와서 판사와 카메라 앞에서 하는 사과는 감형을 위한 거짓이고 피해자와 우리 모두에 대한 모욕이며 조롱이다"고 비판했다.

공대위는 "최근 공군부사관 성폭력피해자가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이러한 죽음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언제까지 피해자가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가"라며 "오거돈 피해자도 하루에 몇 번이고 죽고 싶다고 호소하며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한 명의 피해자도 잃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심공판 최후 진술을 앞두고 공대위는 오 전 시장 사건 피해자의 입장문 공개하기도 했다. 피해자는 "작년 4월 7일 오거돈 때문에 모든 생활이 엉망진창이 됐다. 밥 먹다가도 오거돈 얼굴이 떠올라 먹던 음식을 토하기도 한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거울을 볼 때마다 오거도의 얼굴 같아 주근깨도 다 땠다. 저는 사건 이후로 밖에서 마주하는 모든 사람이 의심스럽고 매 순간 나쁜 생각이 든다"며 "재판을 앞두고 오거돈 편지를 받았다. 편지에는 초등학생인 제 조카도 사과를 할 때 뉘우치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반성하는데 그 사람 편지에는 그런 내용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피해자는 "저는 사건 직후부터 합의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치상 일으킬 생각이 없었다는 오거돈과 합의할 생각이 없다"며 "진정한 반성 없는 합의금은 100억이라도 받을 생각이 없다. 오거돈 범죄는 제 인생을 엉망진창으로 만들 뿐 아니라 정치 혐오를 일으킨 사회적 이슈였다. 제3의 권력형 성범죄를 막기 위해서라도 마땅한 선례가 만들어져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뿌리 뽑힐 수 있도록 중형이 선고됐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 오거돈 전 부산시장. ⓒ프레시안(박호경)

한편 오 전 시장은 재판이 시작되기 5분 전에 법원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일 첫 공판과 같이 검은 중절모를 깊게 눌러 쓰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나타난 오 전 시장은 "피해자의 엄중 처벌 요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의 취재진 질문에 응답하지 않은 채 묵묵히 재판장으로 들어갔다.

첫 공판에서 2시간이 넘도록 오 전 시장의 혐의인 강제추행, 강제추행미수, 강제추행치상, 무고 등에 대한 법정 공방이 벌어졌으며 오 전 시장 측은 대부분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강제추행치상, 무고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판은 검찰의 구형이 내려지는 결심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오 전 시장 측 변호인이 신청한 양형 조사 신청서 부분이 받아들여지면서 오는 21일 한 차례 더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재판부는 "검사 측, 피고인, 피해자에 드린 시간이 부족하지 않았다 생각한다. 재판이 많이 늦어지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오 전 시장 사건의 빠른 시일 내 선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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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경

부산울산취재본부 박호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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