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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발목 잡힌 거제수협 … 악몽에서 벗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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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발목 잡힌 거제수협 … 악몽에서 벗어날까

부당대출 경찰 수사 금융범죄 혐의 기소 재판 넘겨져

거제수협이 위기를 극복하고 과거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수협마트 옥포점 매각 추진 등 조합정상화를 위한 돌파구를 찾아 나선 거제수협이 과거 부실대출건으로 발목이 잡혔다.

검찰은 지난달 17일 거제수협 옥포지점에서 발생한 부당대출에 연루된 수협 전 현직 직원 등 10여 명을 기소했다.

▲대출관련 자료. ⓒ프레시안(서용찬)

이중에는 감정평가사들도 포함돼 있다.

이 사건은 수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조감위)가 지난 2013년과 2014년 사이 거제수협에서 일어난 부실대출 관련 건에 대한 감사결과와 처분이 도화선이 됐다. 거제경찰도 이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에서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관련자들을 금융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판단하고 기소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조합 정상화를 위해 자구노력에 애쓰고 있는 거제수협도 검찰의 기소에 당혹감을 감주치 못하고 있다.

수협중앙회는 당초 거제수협이 부산의 한 상가담보대출을 취급하면서 동일인 대출한도 50억 원을 초과해 122억 원을 대출한 일과 관련 지난 2015년 대출에 관련된 17명을 개선(재선출), 감봉 6개월에서 견책, 경고 등 각 각 징계처분 했다.

부실채권이 발생할 경우 변상책임은 별도로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거제수협은 조감위 감사결과를 받아들여 직원들을 징계처분까지 한 상황에서 다시 재판에 넘겨지자 1심결과가 나올 때 까지 처분을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다.

대출사고 이후 자체 대출심사과정이 엄격해졌다고는 하지만 재판에 연루된 상사의 업무지시를 따라야 하는 상황은 직원들에게 고역이다.

기소된 임원 A씨는 당시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을 받고 2018년부터 이 사건 관련 수사를 받아왔다. A씨는 지난해 명퇴를 했다가 6개월 후 다시 임원으로 선임됐다.

A씨는 이 사건과 연루되어 있었지만 수협은 명퇴금과 퇴직금 등 2억 여원 넘게지급했고 이 중 수당도 1년 6개월에서 6개월을 추가해 24개월치를 지급한 일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이 일은 올 초 거제수협 부실대출 책임자 구속 수사를 촉구하던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도 기자회견에서 쟁점화시켰었다.

A씨는 임원 선출과정에서 “조합의 명예가 손상된다면 즉시 사임하겠다”는 발언을 했었지만 검찰의 기소 후 별다른 공식 입장은 내지 않고 있다.

엄준 조합장은 “A씨의 경우 2~3회 사임의 뜻을 밝혔다. 재판결과에 따른 처분을 내리게 될 것이다. 수협이 더 이상 과거의 일로 발목이 잡혀 혼란을 겪어서는 안 된다. 지금은 경영개선을 위한 자국노력을 선행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말을 아꼈다.

수협의 한 임원은 “A씨의 퇴직금이나 수당 지급은 당시 함께 퇴직했던 분들과 같은 기준에 따라 지급됐다. 지금은 활동비 수준의 급여를 받으면서 봉사한다는 각오로 A씨가 일하고 있다. 판단은 A씨가 하겠지만 지금은 물러날 때가 아닌 것 같다” 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거제수협 이사회가 열렸다. 수협직원의 무더기 기소는 정식안건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다만 기타안건으로 제기됐다. 이사들은 1심 재판결과를 지켜보자. 지금은 거제수협을 정상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을 냈다.

한편에서는 이 사건을 거제수협이 금융범죄라는 새로운 징계사유가 발생했기 때문에 감사를 실시해 적법한 조치가 내려져야 하며 또한 회원조합 징계,변상업무처리규정이 정한 긴급조치로 핵심당사자에 대한 재산가압류 등 채권보전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만약 이 사건 관련자들에게 채권보전조치를 하지 못할 경우 정당한 채권을 보전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조합장, 비상임감사, 중앙회 조감위 등 감사실직원 등의 업무해태로 인한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당사자들에 대한 민사상 손배소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거제수협이 적기시정조치 조합 지정이라는 불명예를 털어내고 다시 비상하게 될까.

국내 수산협동조합의 발상지라는 긍지 속에 성장한 거제수협은 2000년대 초반 자산규모 4000억 원대, 상호금융 전국 1위를 자랑했다. 그러나 지금 이 이야기를 꺼내면 ‘라떼’ 취급을 받는 상황이다.

거제수협은 옥포마트를 매각하는 등 전임 조합장 및 직원들의 파행운영 물의로 구속된 사건이 발생한 이후 조합 재건을 위해 새롭게 전열을 정비하고 경영정상화를 시도하고 있다. 엄준 조합장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거제수협 회생의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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