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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마 1순위' 박준영? 민주당 '청문 정국' 해법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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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마 1순위' 박준영? 민주당 '청문 정국' 해법 고심

윤호중 "총리가 흥정 대상?" vs 김기현 "낙마 후보 숫자로 흥정?"

'부적격' 논란에 휩싸인 장관 후보자 3명의 거취와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을 둘러싸고 여야 갈등은 물론, 여권 내홍도 격화되고 있다.

민주당은 임혜숙, 박준영, 노형욱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문제에 앞서 김부겸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서둘러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장관 후보자 3명을 모두 안고가기는 부담스럽다는 데에 청와대와 교감하면서도, 한두 명의 낙마로 국민의힘이 총리 후보자 인준에 응하겠느냐는 의구심이 역력하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13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 시점을 14일로 지정한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선 여야가 추가 협상을 이어가더라도,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국정 안정을 위해 우선 처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윤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장관 후보자 임명을 막는다면서 총리 인준안 처리를 원천 봉쇄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행정부를 통할할 총리 임명을 흥정 대상으로 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것이야말로 무책임한 야당의 극치"라고도 했다.

윤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소통의 정치를 말로만 하고 실천하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19 극복으로 바쁜 정부의 발목을 잡고 국정 공백을 초래하는 국민의힘의 목적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무총리 인준안으로 야당을 겁박하는 여당의 습관이 계속되면 여론 악화와 정국 경색의 책임은 오롯이 인사권자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을 자처하는 민주당에 있다"고 했다.

'부적격 3인방'에 대한 지명 철회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총리 후보자 인준에도 협조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국정 운영은 주무부처 장관을 선정하는 야구 경기가 아니다. 한 명의 희생 플라이 볼로 적당히 땜질하고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라며 "3인방 중 한 명을 낙마시킬 것이냐, 아니면 두 명을 낙마시킬 것이냐 하는 등 마치 흥정하듯 여론 간을 보는 듯하다"고도 했다.

전날 민주당 초선의원들이 장관 후보자들 가운데 "최소 1명에 대한 부적격 의견을 청와대에 강력히 권고해 달라"고 당 지도부에 요청한 대목을 꼬집은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세 명이든, 네 명이든 자격 없는 후보자는 지명 철회해야지 한 명이냐 아니냐라는 숫자 놀음으로 국민을 속이려 해서는 안 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임, 박, 노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는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당연한 의무"라며 "그러나 대통령의 옹고집과 심기를 먼저 살피는 여당 의원들의 눈치 빠른 행동에 국민도, 야당도, 민생도 희생당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초선의원들이 주도한 '최소 1명 낙마' 요구에 대해 친문 의원들의 비판론이 제기됐다.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 출신인 진성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보고서 채택을 야당 지도부와 흥정해 결정하거나, 부적격 인사가 누구인지 특정하지 않은 ㅐ 누구라도 한 명은 낙마시켜야 한다고 요청하는 것은 정당하지도 않고 의회민주주의의 원리와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정청래 의원도 KBS 라디오에 출연해 "마치 시장에서 물건값 흥정하는 것처럼 보인다. 누구라고 이름도 말하지 않고 1명을 이야기하는 것은 논리적 명분이 약해 보인다"고 초선 의원들을 겨냥했다.

정 의원은 "장관 임명권은 대통령의 고유 인사 권한"이라며 "(초선 의원들의 요구는) 괜히 갈등을 유발하고 분란만 조장할 것이다. 효과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여야, 여당 내부 논란이 격화되면서 재송부 요청 시한이 마감일이자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와 간담회가 예정된 14일에 문 대통령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물밑으로 "장관 후보자 3명을 모두 안고 가기는 부담스럽다"는 의견을 전달했으며,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초선의원들의 낙마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해 전원 임명 강행 기류에서 한걸음 물러났다.

일각에선 여성 장관 발탁에 대한 문 대통령의 집착을 고려할 때,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보다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 철회로 기울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여성 진출이 가장 적은 곳이 과학기술 분야다. 성공한 여성을 통해 보는 로망, 롤 모델이 필요하다"고 했다.

유인태 전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의원들이 저렇게까지 나왔는데, 다 (임명을) 강행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여성 장관을 낙마시키기에는 (문 대통령이) 워낙 여성에 대한 집착을 지난번부터 해왔다"고 했다. 박준영 후보자의 낙마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배우자의 도자기 밀수 의혹을 받고 있는 박 후보자보다 논문 표절, 가족 동반 국비 출장, 위장 전입 전력이 있는 임 후보자의 결격 사유가 더 심각하다는 입장이어서 문 대통령이 박 후보자를 지명 철회해도 추가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민주당 원내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장관 임명과 관련해 민심,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했을 테고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합당한 조치를 조속히 결단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박 의장은 "오늘 오후 1시 이전에 정부에서 그 입장을 분명히 해서 (여야가) 합의에 도달해주길 바란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 의장은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국회가 코로나와 민생 논의 속에서 국정 전반을 통할하는 국무총리를 장기간 공석으로 두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다음 주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는데 대통령과 총리가 둘 다 없는 건 국민이 납득 못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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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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