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성소수자 부모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성소수자 부모모임’의 활동 모습을 담은 장편다큐멘터리 영화 '너에게 가는 길'이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다.
5일 오후 전주 한국전통문화전당 공연장에서 진행된 전주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너에게 가는 길'이 특별부문 다큐멘터리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너에게 가는 길'은 인생의 황혼기에 자녀들의 커밍아웃을 마주한 두 엄마의 여정을 담은 영화다.
‘성소수자’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부모들이 자녀들을 통해 성소수자들이 처한 현실을 되돌아보고 전통적인 ‘부모 자식 관계’에 대해 의문을 던지는 작품. 부모와 자식이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을 담담하면서도 진정성 있게 담아내며 평단과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약 4년간의 장기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너에게 가는 길'은 '3XFTM', '레즈비언 정치도전기', '종로의 기적' 등 한국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꾸준히 만들어 온 ‘성적소수문화 인권연대 연분홍치마’가 기획, 제작했다.
지난 2017년 SK브로드밴드 설치, 수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라디오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담아낸 '플레이온'을 통해 제17회 인디다큐페스티발과 제22회 인디포럼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바 있는 변규리 감독의 두 번째 장편다큐멘터리 영화다.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된 '너에게 가는 길'은 세 번의 상영에서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박수와 열렬한 호응을 받으며 성공적인 첫선을 보였다.
"캐릭터가 상당히 입체적이고 주인공들을 끈기 있게 따라가는 구성 또한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영화적 구성 외에도 이 작품이 뛰어난 점은 진정성에 있다",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빼어난 영화" 등 평단과 관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연출을 맡은 변규리 감독은 "'너에게 가는 길은 성소수자 부모모임의 용기와 희망으로 새겨진 다큐멘터리다. 이 작품이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여정에 함께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거 같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한편, 전주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상 수상에 이어 ‘한국경쟁’ 부문 진출작 중 아깝게 대상을 놓친 작품에 주어지는 심사위원 특별 언급을 받으며 작품성을 입증한 '너에게 가는 길'은 이후 다수의 국내영화제 및 상영회로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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