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선에서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어획량 조작 수법 광경이 마치 마법처럼 펼쳐졌다.
지난 3일 오후 4시께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 남서쪽 63㎞ 해상에서 중국 반금선적 유망어선 A호(60톤급, 승선원 9명)가 군산해경에 의해 전격적으로 나포됐다.
중국어선은 배타적 경제수역에서의 외국인 어업등에 대한 주권적 권리 행사에 관한 법률(경제수역어업주권법) 위반한 혐의다.
해경 대원들은 나포와 함께 중국어선에 오른 후 어선 곳곳을 살폈고, 곧바로 조업일지를 확보했다.
놀라운 일은 바로 여기서 시작됐다.
해경 대원이 조업일지에 라이터를 갖다 대자 조업일지에 적혀있던 글씨들이 하나 둘 씩 감쪽같이 사라지는 것이었다.
마치 마법을 부린 듯한 장면이 해경 대원의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마법이 아닌 단속에 대비한 하나의 술수였다.
'마법'처럼 보여진 이 광경은 다름 아닌 중성펜을 사용한 것이다. 이 중성펜으로 글씨를 쓰고 열을 가하게 되면 글씨가 지워지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 술수를 쓴 중국어선은 조업일지를 조작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다.
허가를 받고 우리 해역에서 조업을 한다하더라도 잡을 수 있는 어획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매일 어획량을 조업일지에 기록해야 한다.
이 때는 '한·중 양국어선의 조업조건 및 어업절차'에 따라 반드시 지워지지 않는 유성 필기구를 사용해야하고, 수정 시에는 두 줄을 긋고 난 위 수정날짜와 수정자의 서명도 꼼꼼하게 남겨야 한다.
이는 우리 정부가 허가한 어획량보다 더 많이 잡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인데, 중국어선들이 어획량을 조작할 심산으로 이같은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나포된 중국어선 역시 자신들의 잡은 어획량을 조작하기 위해 이 방법을 택했다.
군산해경은 A 호를 군산외항 묘박지로 압송해 정확한 조사를 실시한 후 담보금을 납부하는 대로 석방할 방침이다.
해경 관계자는 "어족자원 보호와 해양주권 수호를 위해 검문검색을 강화해 무허가는 물론, 허가어선의 불법행위까지 강력하게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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