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취임한 김기현 국민의당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의 첫 메시지는 '협치'와 '혁신'이었다. 김 대행은 특히 여당에 대해 백신·부동산·일자리 문제 관련 여야정협의체 구성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김 대행은 3일 오전, 처음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주관한 자리에서 "국민이 외면하는 정치투쟁, 권력투쟁에서 벗어나 국민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민생투쟁으로 국민 신뢰를 회복해 나가겠다"며 "국민의 삶과 직결된 백신·부동산·일자리 문제에서만큼은 여야정 민생 협의체를 구성해 함께 국민의 삶을 지켜나가기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 대행은 "하루도 지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심각한 백신 구입(문제)에 야당도 적극 협력하겠다"며 "정부의 무능함은 당연히 따져물어야 할 것이나, 그와 동시에 부족한 백신 구입을 위해 야당도 발벗고 나서겠다. '백신 국회사절단'의 조속한 구성을 촉구한다"고 했다.
김 대행은 "거대 여당이 소수 야당을 국정운영 파트너로 인정해야 진정한 협치가 이뤄질 수 있지만 그렇다고 기다리고만 있지는 않겠다"며 "여당이 계속 독선·아집을 부리며 국회를 청와대 출장소로 만들기를 지속하더라도 우리는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 삶을 먼저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행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일방 독주를 멈추고 야당의 소리, 국민의 소리에 귀기울여 달라. 허울뿐인 협치 운운 이제 그만하시라"고 비판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무능한 집권세력의 무면허 난폭운전에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김 대행은 당 혁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힘을 주는 대안세력이 돼야 하지만 아직 국민 눈높이에 부족함이 많다는 사실을 냉정히 인식해야 한다"며 "더 강력한 혁신과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그는 "혁신은 우리가 하고 말고 할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 않으면 1년 뒤 우리 당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하며 "국민의힘이라는 플랫폼에 더 큰 민심을 담을 수 있게 당을 혁신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진영 논리에 구애받지 않고 오로지 국민 행복의 관점에 맞춰 과감히 (당을) 바꿔나가겠다"며 "청년의 젊은 패기와 중년의 열정, 노년의 관록을 모두 모아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 대행은 당면 현안에 대해선 다소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법사위원장 등 국회 상임위원장직 재배분 문제에 대해서는 "저희 당 입장은 명확하다. 달라질 게 없다"며 "그것(위원장직)을 돌려주지 않는다는 것은 장물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 대행은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도 "국회 운영의 틀에서 보면 오랫동안의 관습, 전통으로 지켜왔던 국회 운영의 기본 룰은 다시 정상화시켜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의장께서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다음날부터 시작되는 청문회 정국과 관련해서는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대선을 앞두고 내각 총책임자에 민주당 대표 출마했다 떨어진 사람을 (임명)하겠다는 것은 관권선거를 하겠다는 노골적 의지의 표현"이라며 "지명을 철회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