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지 사흘, 그리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사흘 앞두고 있는 이상직(무소속·전북 전주을) 의원.
당초 이 의원의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26일 오전 11시에 잡혀져 있었지만, 이 의원측 변호인이 전날인 23일 법원에 연기신청서를 접수하고, 영장실질전담판사가 이를 허가하면서 예정보다 하루 늦은 27일 오후 2시로 다시 기일이 잡혔다.
이 의원측 변호인이 연기신청서에 명시한 이유로는 '증거자료 확보'와 '변론 준비'에 대한 필요성이다. 이에 전담판사는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기일을 하루 연기시켜줬다.
현직을 포함한 전북 역대 국회의원 가운데는 처음으로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불명예 기록의 소유자가 된 이 의원. 그는 이뿐만 아니라 헌정 사상 15번째로 국회가 체포에 동의한 국회의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전북 정치 역사에서도 없었던 초유의 기록을 세운 이 의원. 그리고 앞으로 전북 정치사에서 또 '체포동의'라는 딱지를 붙일 국회의원이 나올지는 아무도 알 수는 없지만, 현재 시점에서 이 의원은 그야말로 전북 정치의 흑역사를 만든 주인공임에 부정할 수 없다.
전북 정치사의 새로운 기록을 쏟아내고 있는 이 의원의 영장실질심사를 <프레시안>이 앞서 들여다봤다.
◇이상직 의원 27일 오후 2시까지 출석
이 의원의 구속 여부를 결정지을 영장심사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는 전북 정치사에서 유일무이한 체포동의를 받은 국회의원이고, 구속 전 피의자 심문까지 받는 불명예를 떠안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해 10월 4일인 휴일에 전주지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당시 선거법 공소시효 만료 11일을 앞둔 시점이었다.
소환조사일이 휴일이었던터라 검찰로 들어가고 나오는 순간 취재진들을 쉽게 따돌릴 수 있었고, 검찰 출석 당시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지 않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그러니 이번 영장심사 만큼은 취재진들의 눈과 귀를 피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되면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27일 오후 2시까지 전주지방법원으로 나와야한다. 통상 피의자들은 검찰에 출석한 후 법원으로 이동하지만, 이 의원의 경우에는 현직 국회의원 신분인 만큼 검찰과 사전 조율을 통해 법원에서 직접 만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이것이 현직 의원에 대한 배려는 결코 아니다. 변호사가 선임돼 있는 피의자 또는 도주의 우려가 없는 피의자의 경우에
는 일반인들의 경우에도 이같은 방법으로 영장심사에 참석하기 때문이다.
◇전주지법 404호 영장법정에 서는 '이상직'...심문절차 '비공개' 원칙
이상직 의원은 이날 오후 2시까지 전주지법 법정동 4층에 있는 영장법정에 도착해야 한다. 그는 법정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검찰 관계자들을 만난 뒤 곧바로 영장 심사를 받게 된다.
이날 이 의원의 영장심사를 맡는 법관은 전주지법 영장전담판사인 김승곤 부장판사이다.
영장심사의 피의자 심문절차는 비공개가 원칙이다. 따라서 구속영장실질심사는 일반인이 아무나 들어가서 방청할 수 없다. 다만, 피의자의 친족과 피해자 등 이해관계인에 한해 판사가 허가하면 방청이 가능하다.
◇구속 여부 판단 좌우될 영장실질심사 시작
김승곤 부장판사의 심리로 영장실질심사가 시작되면, 김 판사는 먼저 피의자에게 일체의 진술을 하지 않거나 개개의 질문에 대해 진술을 거부할 수 있고, 이익되는 사실을 진술할 수 있음을 피의자에게 알려준다.
그 다음 인정신문을 하고 나서 피의자에게 검사가 청구한 구속영장청구서에 기재된 범죄사실의 요지를 고지하고 구속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필요한 사항에 관해 신속하고 간결하게 심문하게 된다.
판사는 구속영장실질심사시 필요한 경우 심문장소에 출석한 피해자, 피의자측 가족 등 그 밖의 제3자에게 심문을 할 수 있다.
일반적인 공판 절차에는 공소장 일본주의에 따라 공소장 외에 수사기록을 판사가 검토하고 들어오지는 않지만, 영장실질심사에서는 판사가 대체적으로 사건기록을 검토하고 법정에 들어온다. 그래서 이러한 기록을 바탕으로 피의자에게 구속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질문들을 하게 된다.
이 때 변호인은 피의자를 심문할 수 없고, 의견 진술만 할 수 있다. 변호인 의견진술은 통상적으로 판사의 피의자 심문이 끝나고 진행된다. 이 의원에 대한 심문 등도 이같은 흐름에 따라 이날 진행된다.
◇영장실질심사 진행→종료(이상직 의원 마지막 발언 포함)
영장심사가 종료되는 동시에 이 의원은 우선 신체의 자유를 잠시 반납해야 한다.
통상 심사 종료 후에는 수사관들이 피의자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고 인치장소로 가게된다. 하지만 이 의원의 경우에는 국회의원 신분 등을 최대한 감안해 인치장소까지 수갑은 채우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심사 결과가 나오는 순간까지 이 의은 구인장에 기입돼 있는 인치장소에서 대기하게 된다. 현재 이 의원에 대한 인치장소는 경찰서 유치장이 될 지 아니면 검찰청사 내부에서 대기할 지는 미지수이다.
하지만 여러 상황 등을 감안한다면 이 의원은 검찰청사에서 결과를 기다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간 동안 이 의원은 아마도 구속 갈림길에서 피가 마르는 심정으로 속이 바짝 타 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영장실질심사 결과까지 걸리는 시간 역시 판단할 수 없지만, 통상적인 경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경우 오후 6시 전후로 예상된다. 더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영장이 기각되면 이 의원은 석방돼 그대로 귀가할 수 있고, 영장이 인용되면 교도소로 수감돼 영어의 몸이 된다.
구속영장 발부 시 검찰은 체포 기간을 포함해 최장 20일 동안 이 의원을 구속할 수 있고, 20일 안에 기소하면 이 의원은 구속 상태서 재판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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