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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사북센터 개소 80일…장기 체류자들의 ‘따뜻한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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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사북센터 개소 80일…장기 체류자들의 ‘따뜻한 센터?’

문턱 낮추기·공유냉장고·도박과 직업재활 서비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도박관리센터) 정선도박문제회복센터(정선센터)가 개소 80일 만에 강원랜드 주변 장기체류자들에게 ‘따뜻한 센터’라는 이미지로 다가서고 있다.

강원랜드 인근의 고한, 사북과 남면지역은 2008년~2010년에는 3000명 가까이 체류자가 생활했으나 규제강화가 계속되면서 이제는 800명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선도박문제회복센터 임정민(오른쪽) 센터장과 윤직욱 팀장이 센터 입구에서 공유냉장고 '담고'와 온라인 걷기 대회 안내 '또박또박'을 들고 있다. ⓒ프레시안(홍춘봉)

정선센터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도박관리센터가 지난 2월 1일 강원랜드 인접지역의 장기체류자 및 도박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회복, 성장을 돕기 위해 설치한 국내 최초 도박중독 재활기관이다.

도박관리센터는 지난 2014년 9월 고한지역에 고한분소를 개설, 도박중독 상담과 예방교육에 나섰으나 장기체류자들이 외면하면서 6년 여 만인 지난해 12월 말 폐쇄된바 있다.

위탁 운영된 고한분소는 주말과 휴일은 물론 법정공휴일도 문을 닫아 걸고 평일은 오전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 바람에 장기체류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아왔다.

이런 탓인지 정선센터는 접근성이 좋은 사북파출소 인근에 전용면적 108평 규모의 사무실과 대기실, 쉼터, 상담실, 프로그램실, 치료공동체실 등 도박중독 재활기관에 맞는 갖춘 공간을 마련했다.

또 센터장 포함, 전문 자격을 갖춘 상담원 등 6명의 직원이 상주하며 평일에는 오전6시~오후 8시, 토요일에도 오후 6시까지 장기체류자들이 쉼터 등을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특히 정선센터는 지난 2월 24일부터 공유냉장고 ‘담고’를 설치해 반찬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장기체류자들에게 반찬과 부식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눈길을 끈다.

아울러 개소를 앞두고 강원랜드 주변의 특성을 분석하고 고한사북지역의 행정복지센터와 정선경찰서 및 파출소, 성당, 교회, 사찰 등 종교시설과 강원랜드를 방문해 정선센터의 역할과 협조를 당부했다.

정선센터의 역할 가운데 특이한 점은 직업재활 서비스로 정선, 태백, 영월지역의 일자리 관련기관(고용노동부 등)과 연계를 통해 맞춤형 일자리를 찾아 주는 것이다.

임정민 센터장은 “장기체류자들은 무척 외롭고 배고픈 사람들”이라며 “이분들에게 특별한 것이 아니라 따뜻한 식사는 물론 즐겁고 행복한 시간 등 정서적인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 “어떤 분은 코로나로 외출도 제대로 못하면서 심한 우울증을 앓았는데 계속 방치됐으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위기에 처했다”며 “센터를 방문하는 체류자들에게 교육이 아니라 경청을 통해 그들이 원하는 것을 듣는 것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정선센터는 고한과 사북지역의 행정복지센터에 음식가격 인하 협조공문을 보내 관내 7개 업소에서 9000원, 1만 원 하던 식사와 김밥 가격을 7000원으로 낮추기도 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장기체류자 가운데 남성 10명, 여성16명 등 26명이 강원랜드 카지노 영구출입정지를 하고 회복프로그램에 참여해 재활에 나서고 있다. 하루 평균 정선센터 방문객도 6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과거 경찰, 무속인, 가수를 지내다 도박중독에 빠진 A씨는 지난 3월부터 인터넷 도박과 강원랜드 카지노 출입 대신 센터에서 도박중독 재활강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열성적인 회복자로 변모했다.

윤진욱 팀장은 “과거 강원랜드 주변은 카지노 도시로 알려졌는데 코로나 팬더믹 이후 불법 온라인도박에 빠지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도박도시 분위기”라며 “온라인도박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시내 곳곳에 현수막도 설치했다”고 말했다.

▲정선사북센터 공유냉장고 '담고'를 안내하는 임정민 센터장. ⓒ프레시안(홍춘봉)

한편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재산을 탕진하고 찜질방, 민박집, 모텔 등에서 장기 체류하는 사람들에 대해 카지노 노숙자를 뜻하는 앵벌이를 비롯해 도박중독자, 강사모(강원랜드를 사랑하는 사람들)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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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춘봉

강원취재본부 홍춘봉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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