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물리학 및 재료과학 분야에서는 다양한 소재나 구조에서 마찰전기 현상을 규명하는 것이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이는 마찰전기 현상을 에너지 소자나 센서로 이용하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찰전기 현상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 왔고, 우리가 흔히 접하기도 하지만 그 원리가 너무 다양하고 모호해 여전히 완전한 이론이 확립돼 있지 않다.
기본적으로 두 물질 사이에 전자가 이동하는 현상으로 주로 설명되지만, 수소/수산화 이온이 이동하는 현상, 혹은 아주 작은 미소 크기의 물질 자체가 이동하는 현상 등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흔히 플라스틱으로 불리는 고분자 재료들은 많은 경우 전기가 통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기계적 특성이 약한 경우가 많아 전자의 이동이 아닌 물질 자체가 이동하는 현상이 쉽게 일어날 수 있다고 예측돼 왔다. 그럼에도 체계적 설명이 복잡해 마찰전기 소자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러한 플라스틱 등 전기가 통하지 않는 고분자 및 고분자 세라믹 복합소재에서의 마찰전기 현상의 원리를 전북대학교 정창규 교수(공대 신소재공학부)가 규명해 학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화학회의 재료 분야 주요 저널인 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 (IF=11.301) 4월호에 게재됐다.
라트비아 리가기술대학교 및 라트비아대학교, 에스토니아의 타르투대학교 등과 함께 진행된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이 다양한 고분자를 순수하게 이용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라믹 입자를 섞어서 여러 케이스의 마찰전기 유발 시스템을 만들었다.
각각의 기계적 특성과 마찰전기 유도 현상의 상관관계를 실험으로 측정해, 절연체 고분자들의 마찰전기 현상에서는 전자 이동 현상에 비해 물질 이동 현상이 중요하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증명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정창규 교수는 "다양한 고분자 소재는 최근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마찰전기 소자 연구에서 다루기 쉬워서 많이 사용하지만, 원리적으로는 기존의 전자 이동 현상만을 언급하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와 같이 물질 이동 마찰전기 현상을 제어할 수 있는 연구가 지속된다면 해당 분야의 더 좋은 특성의 소자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또한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는 우리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동유럽의 과학/IT기술 강소국이고 EU 가입국이기도 하다"며 "앞으로 라트비아, 에스토니아뿐만 아니라 리투아니아까지 공동 연구 범위를 넓혀 한-발트3국 연구협의체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고 노력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 지원으로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지원사업 및 4단계 BK21 사업(수소에너지 융복합기술 혁신인재양성사업단)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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