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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양당 서울시장 후보 의료 공공성 공약 살펴보니 '낙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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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거대 양당 서울시장 후보 의료 공공성 공약 살펴보니 '낙제점'

의료단체 "오세훈 '스마트밴드 보급' 황당...박영선 공약은 의료 민영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거대 양당 후보 모두 코로나19 이후 의료 공공성 공약이 극히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의료단체 관계자들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공히 공공병원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는 등 코로나19 이후 의료 공공성을 강화하는 대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29일 오세훈 후보의 선거 공약집을 보면, 의료 정책 공약은 딱히 찾기 어렵다.

다만 네 번째 공약인 '1인가구 안심특별대책본부 설치'의 하부 공약으로 65세 이상자의 질병 불안 해소를 위해 '스마트 건강지키미(손목시계형)를 제공해 건강 모니터링을 시행한다'는 내용이 있다.

오 후보는 내년까지 총 446억 원을 확보해 이 중 2억 원을 들여 스마트 헬스체계를 개발한 후, 65세 이상 서울 인구 148만 명에게 3만 원 상당의 스마트밴드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약 2000억 원을 들여 스마트밴드를 모든 서울 시민에게 제공하겠다고도 전했다.

해당 정책 외에 의료 관련 정책은 없다. 의료 공공성에 관한 공약은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5일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세상네트워크, 공공병원설립운동연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등 관련 17개 단체가 연합한 좋은 공공병원 만들기 운동본부(준)(이하 공공병원 운동본부)는 기자회견을 열어 오 후보의 공약을 두고 코로나19로 인해 공공의료의 중요성이 커진 시국임에도 "보건의료 공약 자체가 없다"며 "시민에게 스마트워치를 보급해서 건강관리를 하겠다는 황당한 약속을 내놓았다"고 비판했다.

박영선 후보의 경우 공약집에 의료 공공성 강화를 표기했다. 박 후보의 네 번째 공약 중 '의료와 복지 대전환' 부분을 보면 △코로나19 종식과 백신접종 신속 완료, 맞춤형 사회복귀 서비스 시행 △'원스톱 헬스케어 센터'를 중심으로 동네 주치의 의료서비스 확대 △공공의료의 권역별 전문화, 특성화 및 시립대 공공의과대학 설립 △시립병원의 간호간병서비스 확대 및 공공의료 종사자 처우 획기적 개선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 '서울아기건강첫걸음' 서비스 인력 증원 추진 △치매전담 보호서비스 확대와 치매어르신을 찾아가는 1:1 서비스 제공 등이 명기돼 있다.

공공의대 설립, 권역별 공공의료 시스템 구축, 공공의료 종사자 처우 개선 등은 코로나19 이후 공공의료 부실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돼 온 내용을 상당 수준 커버한다.

그러나 의료단체들은 해당 공약의 구체성이 결여돼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진정성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박 후보의 공약 핵심은 의료 민영화 추진이라고 주장한다.

공공병원 운동본부는 "박영선 후보는 개인 의료 정보 상업화와 원격의료, 민간기업 건강관리서비스를 결합한 의료영리화 계획을 내놓았다"며 이는 "시민의 의료정보를 가명처리해서 기업에 넘겨주겠다는 위험하고 반인권적인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개인의 의료 데이터를 민간 병원에 넘겨주고, 이를 이용해 병원 및 약국 등이 민간 영역에서 의료서비스를 시행하는 내용은 이른바 데이터3법 처리 후 의료 민영화의 핵심으로 거론 돼 온 내용이다.

해당 내용은 박 후보 공약집의 ''원스톱 헬스케어 센터'를 중심으로 동네 주치의 의료서비스 확대' 부분에 해당한다.

더 구체적인 내용은 박 후보가 지난달 16일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에서 가진 서울시 대전환 비대면 정책발표회에서 소개됐다. 해당 내용은 유튜브 '박영선TV' 채널에 올라온 '[시민보고회#4] 의료보건의 대전환-원스톱 헬스케어' 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 후보는 이 자리에서 원스톱 헬스케어 개념을 이야기하며 개인의 의료 데이터를 기업 측에 제공해 맞춤 서비스를 시행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을 언급하고 있다.

박 후보는 여기서 '21분 컴팩트 도시' 개념을 설명하는 중 "대학병원과 환자 데이터를 공유하는 원스톱 헬스케어 센터를 설치해 환자가 센터에 가면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를 알게 하겠다"며 "대형 병원의 의료 데이터도 동네 주치의가 공유하도록 해 병원을 일일이 찾아다녀야 하는 환자의 불편을 덜어주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또 "'서울 바이오 헬스 클러스터'를 구축해 개인 정보 보호 조치가 된 병원의 환자 의료 데이터를 바이오 기업과 협력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환자 의료 데이터를 축적하고 연결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도 언급했다.

결국 민간 기업을 매개로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병원과 기업에 공유하겠다는 내용으로 풀이된다.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는 이에 관해 "원스톱 헬스케어 센터는 대형병원 중심의 원격의료서비스고, 바이오 헬스 클러스터는 개인의 의료 데이터를 민간 기업에 넘겨주는 정책"이라며 "보건소가 해야 할 공공 건강 관리 영역을 민간에 넘기겠다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 대표는 "왜 건보공단도 아닌 서울시가 시민의 의료 데이터를 활용하겠다는 건지도 이해하기 어렵다"며 "현실성이 있는 정책인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우 대표는 또 "원스톱 헬스케어 센터에 나온 원격 의료는 현재 정부도 '의료인과 의료인'의 데이터 공유에만 한정하는 내용인데, 박 후보는 '대형 병원 의사-환자' 간 서비스까지 제공하겠다고 한다"며 "정부-여당에서도 가장 친기업적인 입장이며, 사실상 '기업 민원 해결'을 보건의료공약에 제시한 셈"이라고도 주장했다.

공공병원 운동본부는 결국 두 후보 모두 "보건소와 공공의료 기능 강화와 사회정책으로 보장해야 할 시민의 건강증진을 입증되지 않은 사기업 돈벌이 사업으로 넘겨주겠다는 발상"을 하고 있다며 해당 공약들은 낙제점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지금 중요한 건 단순한 '공공의료 강화' 구호가 아닌, 구체적인 공공의료 설립 계획이라고 이들은 강조했다. 그간 공공의료 강화가 재정 문제를 넘지 못해 좌초한 이력을 반면교사로 삼기 위해서는 재정지원 방안, 관련 지방의회 조례 재정 문제, 공공병원기금 안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는 이유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열흘 앞둔 28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각각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과 강남구 코엑스 동문광장에 열린 집중 유세에서 인사하고 있다. 의료 단체들은 두 후보의 공공의료 공약이 모두 낙제점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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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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