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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 보궐선거'에 고민 깊어지는 박형준...존재감 줄어든 김영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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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 보궐선거'에 고민 깊어지는 박형준...존재감 줄어든 김영춘

정책 대결 중에도 결국 '의혹 제기·해명 공방' 지속, 지지율은 큰변화 없이 박형준 '우세'

4.7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공식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는 민주당의 본인과 가족에 대한 각종 의혹 제기로 인해 어려움을 겪으면서 여야간의 진흙탕 싸움은 이어지고 있다.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는 이같은 진흙탕 싸움을 시당과 선거캠프에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며 공약 발표를 통해 미래 비전을 알리는 데 중점을 두는 듯 보여진다. 허나 이러 쟁점 사안에서는 한 발 물러나 있는 모습으로 인해 되려 존재감이 줄어드는 모양새다.

▲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와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프레시안(박호경)

25일 부산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박 후보는 국정원 불법사찰 논란, 딸 입시비리 의혹, 엘시티 분양권 매매 특혜 논란 등으로 인해 민주당으로부터 맹공을 당하고 있다. 이번 선거가 민주당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치뤄지는 보궐선거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박후보 입장에서는 난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배우자 재산 가운데 기장군 일대 토지에 2층짜리 건물이 들어서 있음에도 포함시키지 않았다가 본선을 앞두고 수정하는 등의 모습은 법적 문제가 없더라도 구설수를 자초하는 상황이다.

특히 엘시티 거주 부분을 두고는 부산의 대표적인 정·관·경 유착비리로 만들어진 곳에서 부산시장이 어떻게 거주할 수 있냐는 등의 비난은 상대 진영의 네거티브로 돌리기에는 뼈 아파 보인다.

박 후보는 이와 관련해서 "시민들에게 민망한 일임에는 틀림없다. 좀 더 서민적인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는 것이 송구스럽기도 하다"며 고개를 숙이면서도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어떤 불법이나 비리, 특혜는 없다"고 모든 의혹을 일축했다.

박 후보와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관련자들이 제기한 의혹들을 '네거티브·흑색선전'으로 규정하고 법적 대응까지 실시하는 등 배수진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박 후보는 딸 입시비리 의혹을 제기한 김승연 전 홍익대 교수 등에게는 검찰 고발과 함께 5억 원 상당의 민사소송까지 제기했다.

캠프 내부적으로도 다른 의혹이 제기되기 전에 자체 점검을 하고 있지만 선거 기간 동안이라도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 중 하나라도 사실로 밝혀질 경우에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민주당과 김 전 교수 등이 지금까지 문제로 제기한 의혹들에 대한 제대로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이들 역시 반대로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민주당이 박 후보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을 가하는 와중에 김 후보는 싸움에 참여하는 것보다는 정책 선거를 위한 공약 발표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엘시티 거주 사실을 두고는 날 선 비난을 쏟아내긴 했으나 박 후보와 마찬가지로 '점잖은 선거 운동'이라는 기조는 지키는 듯 보여진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민주당이 박 후보에 대한 공격을 하면 할수록 김 후보의 존재감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드는 점이다. 김 후보가 민주당과 함께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키면서 부산 발전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지만 지지율 반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만 보더라도 박 후보가 김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이기고 있는 상태에다 최고치를 찍었던 박 후보의 지지율은 내려올 모양새를 보이지 않고 있어 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리도 상품이 나쁘지 않은데 왜 이렇게 팔리지 않느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김 후보는 "점차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며 지지율보다는 '힘 있는 여당 시장, 경제 위기 부산을 살릴 시장' 등을 강조하면서 국민의힘의 '정권 심판론'에 대응하고 있지만 큰 효과를 누리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본격적인 선거 운동을 통해 지지율 상승과 민주당 지지층 결집을 도모해야하지만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대면 접촉도 어려워 후보자 알리기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결국 지금 상황으로는 박 후보에 대한 '콘크리트 지지층'을 무너뜨리기 어려워 보인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중앙당에서도 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전폭적인 지원 유세를 이어가고 있고 현역 국회의원 50명이 각 지역별로 선거 운동을 도와주고 있어 중도층 표심만 투표장으로 이끌 수 있으면 반전도 기대해볼 만한 상황이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부산은 워낙 민주당에게 어려운 상황이다. 짧은 시간 동안에 목소리를 내려면 선택과 집중할 수밖에 없는데 현재 김영춘 캠프는 박형준 후보 문제를 전면에 제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판단한 것 같다"며 "TV토론회를 통해서 새로운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김 후보 캠프 상황을 평가했다.

이철순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는 내년 대선의 오픈 게임격으로 유권자 표심이 정권 심판이냐 아니냐로 구도가 잡히고 있다"며 "부산 유권자들의 상당수는 문재인 정권 실정에 실망이 더 크다 보니 박형준 후보에 실망할 수 있지만 야당을 보고 지지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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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경

부산울산취재본부 박호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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