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관련 입법의 기초 작업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고 일단 반려했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전했다. 정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사의를 표한 변 장관에게 "2.4 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변 장관 주도로 추진한 공급 대책과 관련 입법의 기초 입법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LH 사태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변 장관의 사의를 수용할 의사를 밝히면서도, 2.4 대책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착수되도록 마무리를 짓고 퇴임시키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LH 사태로 악화되는 여론과 2.4 대책의 지속적 추진 사이에서 선택한 '시한부 반려'인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변 장관의 정확한 퇴임 시기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시점까지가 적절한 시기 아닐까 생각한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퇴임이 확정적인 변 장관이 2.4 대책에 대한 신뢰감을 국민들에게 심어줄 수 있느냐는 문제, 4.7 보궐선거까지 그의 자리가 유지될 경우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정치적 부담을 피해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앞서 변 장관은 이날 오후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사의를 표했고, 김 실장을 통해 유영민 비서실장과 문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제 역할이 충분하다고 평가되지 못했을 때 언제든지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29일 취임한 변 장관은 74일 만에 조기 퇴임이 확정된 장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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