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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여성 지도자 세상"…여성장관 비율은 수직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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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여성 지도자 세상"…여성장관 비율은 수직 하락

현실과 동떨어진 여성의날 메시지

문재인 대통령이 8일 "각 분야에서 여성이 동등한 권리로 지도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발표한 메시지이지만, 문재인 정부 내각에서 여성 장관 비율이 10%로 뚝 떨어진 현실과 동떨어진 의지다.

문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세계 여성의 날을 축하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올해 유엔 위민(UN Women)에서 정한 세계 여성의 날 주제는 '여성의 리더십 : 코로나 세상에서 평등한 미래 실현'"이라면서 "한국은 이 분야에서 매우 부끄러운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여성들이 경력단절 없이 더 많은 곳에서 더 많이 일할 때, 포용적 회복과 도약도 빨라질 것"이라면서 "정부부터 모범을 보이도록 목표를 높여나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문재인 내각의 여성장관 비율은 메시지와 정반대 방향으로 치달아왔다. 문 대통령은 취임 전 '여성 장관 30%' 공약을 제시하는 등 여성의 공직 진출을 늘리겠다고 호언했으나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퇴보했다.

지난해까지는 18개 부처 수장 가운데 여성 장관이 6명이었으나, 연말연시 3번에 걸친 개각으로 여성 장관의 숫자는 반토막인 3명으로 줄었다. 비율로는 33%에서 17%로 감소했다. 여성 장관 30%는 커녕, 10%대로 낮아진 셈이다. 현재 3명의 여성 장관은 유은혜 교육부 장관·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한정애 환경부 장관 뿐이다.

고위공무원으로 범위를 넓히면 여성의 공직 참여 비율은 더욱 낮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부처 고위공무원 여성 비율은 8.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부문에서 여성 참여를 높이는 계획 또한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지난 2018년부터 추진돼왔으나, 문재인 정부 말기인 현 시점까지 여성의 고위 공직 참여 비율은 남성에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것이 현실이다. 실천으로 이뤄낸 성과 없이 "여성 진출을 늘리겠다"며 매해 다짐만 되풀이한 격이다.

문 대통령은 한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비롯하여 여성들에게 더욱 힘들었던 한국의 근현대사를 생각하며, 꿋꿋하게 여성의 지위를 높여온 모든 여성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또한 고(故) 박완서 소설가의 소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중 "내가 보고 느끼는 내가 더 중요해요"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오랫동안 주변에 의해 규정된 삶을 살아야 했고, 여성들은 몇 곱절의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그렇지만 편견과 차별을 이겨내고 자신을 찾아낸 여성들이 있었고, 덕분에 우리는 서로의 감정과 삶을 존중하는 방법을 배우고 실천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의 어려움 속에서도 여성들은 위기극복의 버팀목이 되어주셨고 더 많은 고통을 겪었다. 깊이 감사드리며 또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우리가 자랑스럽게 '세계 여성의 날'을 축하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문 대통령은 위안부 피해자, 차별받는 여성들을 호명하며 위로하고 격려하면서도, 정작 논란이 되고 있는 여성 이슈에 관해선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온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유발됐음에도, 권력형 성추행 문제에 관한 문 대통령의 언급은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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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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