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을 겨냥해 여권이 추진 중인 수사‧기소 완전 분리 시도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을 걸고 막겠다"며 반대 입장을 공개 표명하면서 법무부와 검찰 사이의 갈등이 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에 관한 윤 총장의 반대 입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확인된 2일 대검찰청은 "수사청과 관련한 일선 검찰청의 의견 취합이 완료되면 적절한 방법으로 추가 입장을 내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선 검사들의 의견의 수렴한 뒤, 중수청에 대한 검찰의 의견을 추가로 밝히는 절차를 고려 중이라는 것이다. 대검은 윤 총장의 언론 인터뷰에 대해서도 "검찰의 직접 수사권 전면 폐지를 전제로 수사청 입법 움직임에 대해 우려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라며 "평소 헌법정신과 법치주의에 대한 소신"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 총장은 이날 국민일보 인터뷰를 통해 "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은 민주주의의 퇴보이자 헌법정신의 파괴"라고 비판적 견해를 보였다.
윤 총장의 이례적인 공개 반발에 청와대는 "검찰은 국회를 존중해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차분히 의견을 개진해야 할 것"이라고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언론을 통한 윤 총장의 입장 표명이 절차적 관행에 어긋났다는 반박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국회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두루 종합해서 입법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차분히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는 얘기는 오늘 (윤 총장) 인터뷰가 다소 성급했고 절차에 맞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더 추가로 설명드리지 않겠다. 그 뒤는 여러분의 해석의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중수청에 대한 윤 총장의 분명한 반대 입장 표명이 검찰 전반의 반발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자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검찰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며 윤 총장과도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를 마치고 법무부 정부과천청사에 복귀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윤 총장과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 "전 언제나 열려있고 만날 생각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사·기소 분리에 대한 검찰 구성원들의 여러 걱정을 잘 알고 있고 또 이해하고 있다"며 "틈나는 대로 현장에서 일선의 의견을 듣고 있으니 크게 걱정 말라"고 했다.
하지만 앞서 박 장관은 "궁극적으로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중수청 갈등의 핵심인 '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검수완박)' 문제를 둘러싸고 윤 총장과의 현저한 견해 차이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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