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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 미달학과 신입생 유치 도 넘었나(?)

스포츠헬스케어학과 유사 융합전공 신입생 유치 반발

설 연휴를 앞둔 이달 초 인제대학교 스포츠헬스케어학과(체육학과) 교수들이 글로벌스포츠코칭 융합전공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을 앞두고 있고, 신입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교수들의 성명은 학내·외에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켰다.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지방대를 중심으로 ”대학이 살아야 학생들도 살아남는다“는 절박함에도 학과의 정체성 유지와 학생들의 온전한 수업권을 지켜야 한다는 교수들의 성명은 처연할 정도다.

ⓒ인제대학교

인제대 교수들은 “지난해 3월 대학본부가 미달학과의 충원을 위해 스포츠헬스케어와 실기지도 트랙으로 나누는 트랙제를 요청해왔다. 학과에서는 이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전달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스포츠헬스케어학과의 쌍둥이격인 글포벌스포츠코칭 융합전공이란 이름으로 학생들을 유치했다.

미달학과에 입학한 학생들이 전공선택제 또는 제2전공으로 글로벌스포츠코징을 택해 일정한 학점을 받을 경우 학과는 유지하되 졸업할 때 체육학사 학위 또는 2개의 학위를 받을 수 있다.

인근 대학들이 1년 전액 장학생 선발 등 특전을 내세워 미달학과에 대한 추가모집에 나서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인제대가 소위 편법적인 방법으로 인기학과 졸업과 동일한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융합전공으로 꼼수를 부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존학과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상대적 박탈감까지 조장하는 기형적인 학교운영의 가장 큰 책임은 총장에게 있다고도 했다.

교수들도 성명에서 학교 측이 융합전공이라는 명목으로 (미달없이) 잘 운영되고 있는 학과의 근간을 흔들고 있으며 커리큘럼을 운영하기 위한 최소한의 구조적 문제(체육관도 없는 시설, 학생수, 교수정원 등)조차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명에는 “본부 측이 지난해 3월 이후 학과와의 협의나 공식적인 절차 없이 미달학과의 신입생 충원을 명분으로 체육부와 결탁해 학칙과 관련규정을 개정했으며 스포츠헬스케어학과를 철저히 배제한 채 같은해 9월 글로벌스포츠코칭 융합전공을 만들어 현재 수시, 정시모집으로 100명이 넘는 학생 선수들을 '특기자전형' 이 아닌 '일반전형'으로 미달학과에 입학시키고 있다”고 실태를 전했다.

학생의 전공이수 등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19조와 학칙에 따르면 융합전공이란 두개 이상의 학과(부).전공이 융합하는 것을 말하지만 학교 측은 클로벌스포츠코칭이라는 학과 없는 융합전공을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교수들은 스포츠케어학과와 글로벌스포츠코치전공의 전공교과목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교과목이 50%이상, 자격증 및 취업분야 일치도 90%이상, 취득학위 일치도는 100%라고 했다.

융합전공이 학과체제 붕괴 전문성 결여 불렀다

학과체제 붕괴 및 전문성 결여문제도 꼬집었다.

교수들은 “글로벌스포츠코칭 융합전공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자 전 주임교수 내정자는 부임거부의사를 밝혔고 이후 현 기획처장이 주임교수를 맡았다”고 전했다.

심지어 “교수진 구성도 컴퓨터공학, 신문방송, 물리치료, 작업치료학과 교수, 체육부장, 행정직원, 운동부 감독들로 구성되어 있다”며 “스포츠 코칭과 어떠한 관련성이 있는 전공들이 융합했는지 체육부 직원과 감독들이 전공교수를 할 수 있는지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수들은 “학교 측이 그동안 보여온 태도는 그동안 체육관도 없이 학과 발전을 위해서 열심히 달려온 학과 교수들의 자존감을 심각하게 훼손한 처사이며 타 동료 교수들의 학문 정체성에 균열을 초래하고 동료 교수의 전공을 철저히 무시하는 처사로 여겨진다”고 평가했다.

특히 총장을 향해 “어떠한 절차로 행정직원을 비전임 교수로 임명했고 특히 초빙하려는 겸임교수 자격제한 사유의 근거는 무엇이냐”고 따졌다.

이어 “현 대학본부는 수시, 정시모집으로 100여 명의 운동부 학생들을 미달학과에 무작위로 입학시키고 이후 어떠한 전문성을 가지고 교육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대책은 전무하다”고 학교 측의 대책을 다그쳤다.

교수들은 “스포츠헬스케어학과 재학생들은 약 13대1 이상의 경쟁률을 뚫고 입학했다. 평균 내신 4등급 내외, 까다로운 실기시험 등 어려운 관문을 통과한 학생들이다. 미달학과에 쉽게 입학한 운동부 선수들이 전과, 복수전공, 융합전공, 부전공 등의 제도를 이용해 본과 학생들과 같은 학위를 받는다면 누가 어려운 입시관문을 통과하려 할 것이며 본과의 전문성 있는 어려운 수업을 이수해 학위를 취득하려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지금의 방식은 학생선수들이 타과로 입학하면 마치 경쟁율이 높은 스포츠헬스케어학과로 졸업할 수 있도록 전과나 융합전공을 할 수 있는 것으로 학생들을 호도하며 그릇된 입시홍보에 이용된다고 지적했다.

이 상황에도 학교 측은 교수들이 마치 학교의 어려운 입시상황을 학과의 이기심으로 반대하는 것으로 치부하며 그릇된 명분을 쌓아가고 있어 개탄스럽다고 했다.

스포츠헬스케어학과 교수들은 스포츠헬스케어학과와 협의 없는 유사 융합전공 명칭과 동일 및 유사 교과목편성, 취득학위명을 즉시 철회할 것과 본과 학생들과 글로벌스포츠코칭 학생들의 학사운영, 운동장을 포함한 운동 공간 활용, 실기수업 등에 일체 갈등구조가 생기지 않도록 현실적인 대책 마련, 현 글로벌스포츠코치전공 주임교수를 임명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일반 학과(부)에 고교운동부 출신 학생선수들이 입학해 운동과 공부를 병행해 오고 있으나, 해당 학생들이 대학생활에 적응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대학에서는 일반 학과(부)에 입학한 학생선수를 위한 학습권 보장과 중도탈락 예방을 위해 스포츠헬스케어학과에 연계전공 또는 당시 논의되고 있었던 트랙제 신설을 건의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방안은 (스포츠헬스케어학과와) 의견차이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결국 대학본부로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스포츠코칭융합전공의 신설을 결정하게 됐다고 배경을 전했다.

대학 측은 “다른 학과(부)도 마찬가지로 학과(부)에서 수업지원이 어려운 교과목의 경우 타 학과(부)의 협조를 받아 교과목을 개설 운영하고 있고 스포츠헬스케어학과에는 학생선수 공동운영관리를 제안했었다. 스포츠헬스케어학과와 글로벌스포츠코칭 융합전공 커리큘럼 중 중복되는 교과목(예, 스포츠생리학, 스포츠영양학 등)에 대한 공통운영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스포츠헬스케어학과를 제외한 여타학과들과 연계한 글로벌스포츠코칭융합전공과정을 신설하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학교 측 일반학과 입학한 운동부 출신 학생 학습권 보장도 중요

융합전공 개설에 학과와의 협의가 부족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지난해 3월부터 기획처와 교무처 주관으로 11차례 협의를 거쳤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융합전공의 커리큘럼은 교육부가 2016년 12월 ‘창의혁신인재양성을 위한 대학 학사제도 개선방안’ 발표에 따라 유연한 학사제도(전공선택제 도입, 융합전공 등)를 운영할 수 있도록 2017년 5월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19조(학생의 전공이수 등)를 개정됐다”고 근거를 밝혔다.

글로벌스포츠코칭 융합전공의 교육과정이 스포츠헬스케어학과와 동일하는 점에 대해서는 “글로벌스포츠코칭 융합전공은 리버럴아츠교육학부, 컴퓨터공학부, 작업치료학과, 물리치료학과와 연계한 커리큘럼을 편성, 일반 학과(부)로 입학한 학생선수 중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복수전공 또는 주전공(전공선택제 적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과 및 과목명칭 건에 대해서도 “스포츠헬스케어학과와 헬스케어IT학과의 명칭에서 보듯이 동일한 단어를 타 전공의 명칭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고 동일한 교과목의 명칭도 예를 들어 심리학 및 의학의 용어 사용례에서 보듯이 위 학과의 명칭에서와 같은 논리의 연장선에서 볼 때 여러 학과에서 유사하게 중복사용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공의 운영을 주관할 책임교수(학부장)는 “인제학원 정관시행세칙에 따라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이자 총장이 인사 발령한 사항이며 보직임명은 당사자가 기획처장이어서가 아니라 융합전공의 참여학과인 작업치료학과 소속의 교원을 임명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행정직원의 비전임교수 및 겸임교수 임용 건은 “용어에 대한 (교수들의)이해의 부족으로 보인다. 사립학교법과 강사법에서는 현직 대학행정직원들도 그 자격을 갖추고 있고 소속 장의 승인을 득하면 임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프레시안에 전달했다.

그러나 이 해명이 성난 교수들과 전공 학생들의 불만을 해소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교수평의회와 교수노조는 23일부터 신입생 충원 위기를 핑계로 대학본부에서 학과(부) 구조조정을 강압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이에 반발하는 팻말시위를 벌이고 있다.

인제대는 특정인기학과 전과 부정논란, 재정악화에도 납득되지 않는 새로운 고위직 보직의 임명, 퍼스트 이니셔티브 사업 기획, 인사제청의 오남용, 긴축재정 운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벌어진 본관 리모델링 등 이해하기 어려운 교비지출, 리드믹학과 교수 채용 기준 논란 등 여러 의혹들이 불거지면서 사태는 총장 책임론으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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