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5일 제25기 새마을운동중앙회장 선출을 앞두고 새마을회가 요동을 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도덕성에서도 흠집이 있고 명분도 없다고 평가되는 낙하산 인사를 내려 보내면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2018년 농민운동과 생명운동 출신의 정성헌 현 회장이 새마을중앙회장에 선출되면서 이른바 관변단체의 대명사였던 새마을회는 대변화를 모색해 왔다고 알려져 있다. 새마을운동의 이념을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생태문명 대전환의 최전선 생명살림 국민운동으로, 21세기 새로운 마을공동체 운동으로 탈바꿈을 시도해 온 것이다. 새마을운동의 새로운 대전환과 문재인정부의 중앙회장 낙하산 인사에 대해 외부 필자의 글을 2회에 걸쳐 싣는다.편집자
우리는 왜 역사를 배워야 할까?
1945년 8월 6일 B-29 미군 폭격기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했다. 8월 8일 스탈린 체제의 소비에트연방이 일본에 전쟁을 선포했다. 8월 15일 일본제국주의는 항복을 선언했다.
소련군은 만주와 한반도로 물밀 듯이 밀려왔다. 만주와 한반도 북부는 일본제국주의가 대륙을 침략하기 위해 육성한 병참기지였다. 소련은 병참기지의 공장 시설 대부분을 뜯어갔다. 소련군 병사들은 민간인의 시계까지 약탈해갔다.
1946년 4월 소련은 점령하고 있던 만주 지역을 마오쩌둥의 홍군에게 인계하고 철수했다. 당시 국민당 군대에 쫒겨 거의 궤멸 상태에 있던 홍군은 만주를 근거지로 소련과 북조선의 지원에 힘입어 기사회생 할 수 있었다.
1949년 10월 1일 국공내전에서 승리한 마오쩌둥은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했다. 마오의 중국은 수백만에서 수천만으로 추산되는 중국 인민을 숙청이라는 이름으로 살해하고 굶겨 죽였다.(프랑크 디쾨터, 해방의 비극)
사회주의는 인민의 해방과 자유를 내걸었다. 그러나 구소련도 중국도 북한도 캄보디아도 실제로 사회주의 국가는 자립자치의 마을공동체를 철저하게 파괴하고 인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수많은 인민을 킬링필드로 내몰았다. 그렇게 20세기 사회주의 실험은 완전한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나비효과라는 말이 있다. 일본 히로시마의 원폭 투하는 소련군의 만주 점령과 중국 공산당의 기사회생, 그리고 수백 수천만의 인민 학살과 수천년 간 내려오던 중국의 자립자치 마을공동체 파괴로 이어졌다.
기후위기의 최전선 해결책, 자립자치의 마을공동체
6.25동란 이후 북한 사회주의 체제도 남한 자본주의 체제도 개발과 성장의 산업화를 추구했다. 그 결과 남북한 공히 자립자치의 마을공동체는 철저히 파괴되고 말았다. 북한은 말할 것도 없고 남한 또한 마을공동체는 사라지고 만인의 만인에 대한 경쟁만이 남은 모래알 사회로 전락해버렸다.
20세기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는 오직 개발과 성장만을 추구한 쌍둥이 체제로서 21세기에 원자폭탄보다 수억 배 더 폭발력이 강한 기후위기 폭탄을 투하했다. 우리는 지금 미래의 자원을 뜯어다 오늘의 풍요를 누리는 약탈경제 체제 속에서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중이다.
기후위기와 불평등, 식량위기 등이 복합된 현재의 한국 사회를 어떻게 우애와 환대가 넘치는 공정하고 평등한 기후위기 적응과 극복의 세상으로 바꿀 수 있을까. 그 해답 가운데 하나가 국가의 주권자인 국민의 자립자치 마을공동체 복원이다.
기후위기 극복의 주체는 주권자 국민(주민)이고 에너지와 식량의 자립자치 지역공동체다. 결코 국가 지도자나 소수의 대의정 엘리트가 해결 주체가 될 수 없다. 히로히토나 마오, 스탈린, 김일성, 박정희 등등의 지도자가 국민을 구원해 주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인민과 국민을 집단 살해하고 기후위기 폭탄을 후세에 투하한 범죄자들이었다.
자립자치의 사회성 동물 군집체인 벌들은 분봉을 할 때 수백 마리의 정찰벌들이 집터를 고르기 위해 대략 10여 군데의 후보지를 놓고 치열한 민주주의의 토론을 거쳐 집터를 결정한다. 결코 여왕벌이 집터를 결정하지 않는다.(토마스 D. 실리, 꿀벌의 민주주의)
민주주의와 자립자치의 마을공동체야말로 생태문명 대전환과 지역순환경제의 근거지이며 가장 강력한 사회안전망이기도 하다. 비폭력 평화 시위로 주권자의 성숙한 민주주의를 세계에 과시했던 촛불 민주주의의 성과는 그것이 다름아닌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사실과 주권자가 권력자라는 사실을 모든 국민들에게 새롭게 각성시켰다는 점일 것이다. 주권자 국민의 자립자치 마을공동체 복원 국민운동을 할 수 있는 주춧돌을 놓았다는 데 있다.
자립자치의 새로운 마을공동체운동, 새마을운동
새마을운동을 모르는 국민들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관공서건 마을회관이건 대한민국 방방골골 어디에나 걸려 있는 녹색의 새마을 깃발, 이른바 관변단체를 대표하는 새마을회 바로 그 단체의 국민운동이다.
그런데 새마을운동중앙회 누리집에 들어가 본 사람들은 정말로 깜짝 놀란다. 새마을중앙회는 기후비상사태의 최전선에서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생명살림의 문명 대전환 국민운동으로 완전히 탈바꿈해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새마을운동은 유기농으로의 생명농업 전환과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을 풀뿌리 밑바닥에서 실천하는 자립자치의 새로운 마을공동체 운동으로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해 가고 있는 중이다.
놀라운 사실이 하나 더 있다. 새마을중앙회는 중앙정부의 예산을 한 푼도 지원받지 않고 있다. 물론 지역 지부나 지회는 자치단체와 함께 협치 사업으로 다양한 봉사활동과 자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성남에 있는 새마을운동중앙회는 자체의 햇빛발전으로 에너지를 100% 자립하고 있다. 물론 거의 혁명 수준에 가까운 에너지 절약으로 가능해진 일이다. 새마을중앙회에 가면 복도가 어두컴컴하다. 처음 가본 사람들은 당황한다. 아니 복도고 사무실이고 왜 이렇게 컴컴하지 하고 말이다. 전등을 다 껐기 때문이다. 사무실도 어지간하면 전등을 켜지 않고 있다. 물론 일을 하는 공간은 환하게 불을 켜고 있다.
식당에 가면 식탁에 휴지도 없다. 잔반도 거의 나오지 않는다. 나온 잔반은 퇴비로 바뀐다. 적정기술을 배우는 곳도 있고, 2018년에 주차장을 뜯어내고 지은 아사달 영농형 유기농 햇빛발전소도 있다. 곳곳에 주차장을 뜯어내고 밭을 일구어 놓았다. 자연순환 농업의 산 현장이다.
2018년 2월, 1970년대부터 농민운동과 생명운동을 지속해왔던 정성헌 회장이 선출되면서 비롯된 일이다. 정성헌 회장은 새마을 지도자들과 함께 새마을중앙회를 자립자치의 새로운 마을공동체 운동, 생명-평화-공경의 생활화를 배우는 대한민국 최고의 훌륭한 교육 현장으로 바꾸어 놓았다. 2021년 현재 새마을중앙회는 전국의 52개 사회단체, 지방정부와 생명살림국민운동 협약을 맺고 연대와 협력 사업을 하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잠시 중단되고 있지만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의 초중고생들과 성인들이 새로운 마을공동체운동 연수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까닭이다.
새마을운동중앙회장 낙하산, 촛불 정신에 맞는 것인가?
2월 18일 정성헌 현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이 새마을운동중앙회장 출마를 선언했다. 역대 중앙회장 선거 역사상 초유의 사태다.
이른바 '윗선'에서 밀고 있다는 25기 중앙회장 후보는 염홍철 씨로 알려졌다. 그는 민자당, 한나라당에서 열린우리당으로 자유선진당 등으로 당적을 수도 없이 오락가락한 철새 정치인이다. 이런 인사를 새마을중앙회장으로 내려보낸다는 것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낡은 정치적 포석으로밖에 달리 해석이 되지 않는다. 새마을회를 독재정권 시대의 시녀 역할을 하던 관변단체 선거운동 조직으로 되돌려 놓으려고 하는 시도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물론 낙하산 논란이 있다 하더라도 관피아 독재 체제를 혁파하기 위한 과감한 인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민간단체는 전혀 다르다. 이른바 관변단체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기도 한 주민자치의 확대와 새로운 풀뿌리 민주주의 확립을 위해서도 자립자치의 새로운 국민운동 단체로 변신할 수 있게끔 지원해야 한다.
그런데 지원은커녕 모처럼 왕성하게 자라고 있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싹을 민간 구둣발로 짓뭉개는 행위를 저지른다면 그 나비효과는 아마도 헤아리기조차 어려울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 청와대는 촛불 정신에 반하는 낙하산 인사를 철회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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