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빈부격차가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저소득층의 소득이 소폭 증가했지만 고소득층의 소득이 더 많이 증가한 탓이다. 특히 근로소득에서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차이가 뚜렷했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 소득은 164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5분위(소득 상위 20%) 가구의 소득은 1002만 6000원으로 2.7% 늘었다.
가구원 수를 고려해 5분위 소득이 1분위 소득의 몇 배인지를 계산한 값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4.72배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4.64배보다 오른 수치다.
1분위 가구와 5분위 가구의 격차를 키운 주 원인은 근로소득이었다. 1분위 가구 근로소득은 59만 6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 줄었다. 코로나19로 임시, 일용직 근로자가 주로 일자리를 잃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5분위 가구 근로소득은 1002만 6000원으로 2.7% 늘었다.
사업소득에서는 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1분위 가구 사업소득은 27만 9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반면 5분위 가구 사업소득은 182만 7000원으로 8.9% 줄었다.
재난지원금 등 공적이전은 저소득층의 소득을 증가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1분위 가구의 공적이전 소득은 54만 3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늘었다. 5분위 가구의 공적이전 소득도 26만 9000원으로 11.7% 증가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자영업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도 드러났다. 전체 사업소득은 5.1% 줄었다. 지난해 2분기 4.6%, 3분기 1%에 이어 3분기 연속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사업소득이 3분기 연속 하락한 것은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초다.
한편,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16만 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근로소득은 340만 1000원으로 0.5%, 사업소득은 99만 4000원으로 5.1% 줄어든 반면, 재산소득은 2만 8000원으로 7.4%, 이전소득은 63만 6000원으로 25.1% 늘었다. 보험금, 퇴직금 등 비경상소득도 10만 2000원으로 49.1% 늘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장관회의에서 "두 분기 연속 분배가 악화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한다”며 "코로나19 취약업종 계층 피해지원 노력을 지속 강화하는 한편, 위기 이후 양극화가 고착되지 않도록 포용적 회복을 위해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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