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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전문] 성폭력가해자에 면죄부 준 대법 선고 강력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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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전문] 성폭력가해자에 면죄부 준 대법 선고 강력 규탄한다

전주 A대학교수 미투 사건의 대법원 선고에 대한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전북시민행동 성명

ⓒ프레시안, 게티이미지뱅크

제자와 동료를 성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그러나 항소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던 전북 사립대의 한 교수.

그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자 검찰은 사실오인 등을 이유로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에 상고된 이 교수의 성추행 혐의에 대한 최종 판단이 4일 내려졌다. 대법이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해당 교수는 무죄 판결이 최종 내려졌다.

대법의 이같은 결정 후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전북시민행동은 대법이 성폭력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준 것으로 받아들이고 강력히 규탄했다.

다음은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전북시민행동이 내놓은 성명서 전문이다.

2021년 2월 4일 '전주 모대학 박교수 문화예술계 성폭력 사건'에 대해 대법원의 상고 기각선고가 있었다.

2020년 12월 30일에 상고이유 등 법리검토를 개시한지 2주 만에 선고기일이 잡혔다. 1심에서 유죄가 나왔고, 2심에서 완전히 뒤집힌 무죄가 나온 사건이다. 면밀한 심리가 필요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의 상고 기각 결정은 심사숙고한 결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수많은 피해자들의 호소와 연대하는 사람들이 2000장이 훨씬 넘는 탄원서를 제출한 사건이다. 피해를 고발하고 3년 동안 피해자들의 증언과 시민들의 연대가 있었다. 장황하게 작성했으나 지극히 편파적인 항소심 재판부의 결정을 그대로 인용한 대법원의 판결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참담함을 말로 다 할 수가 없다. 오늘 사법부는 성폭력 가해자의 거짓된 손을 들어주었다. 가해자 진술은 신빙성이 없고 일관성이 없어도 괜찮다고, 돈이 많으면 금방 보석허가 받아서 편안한 집으로 갈 수 있다고, 돈이 많으면 이길 수 있다고, 변호사를 13명을 고용해 사건과 상관없는 비본질적인 증거를 들이대며 피해자를 압박해도 괜찮다고, 신성한 재판장에서 판사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모욕을 해도 괜찮다고, 변호사가 방청 온 시민들에게 소리를 질러도 괜찮다고 말한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는 그동안 수많은 여성들이 서서히 바꾸고 변화시켜 온 위대한 역사가 거꾸로 가고 있는 절망적인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성폭력 범죄의 특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피해자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사법부는 누구를 위해 그 자리에 있는가.

대법원의 판결을 우리는 인정할 수 없다. 그들이 편협한 법의 잣대를 들이대며 가해자를 옹호해도 우리는 그의 범죄를 알고 있다. 피해자들이 그 증거다. 우리는 알고 있다. 가해자는 유죄다.

미투 운동이 시작되고 지역사회에서도 유의미한 변화들이 생겼다.

직장 내에서 위력을 이용한 성폭력에 대해 각성하기 시작했고, 피해자는 보다 안전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과 창구들이 생겼다. 하지만 이 사건 성폭력 가해자는 해당 학교의 교수로 버젓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수많은 갑질과 성폭력에도 건재함을 과시할 수 있게 만드는 건 비단 사법부의 판단만은 아니다. 학교라는 조직에서 어렵게 미투한 피해자들이 원한 것은, 가해자가 더는 권력을 남용할수 없도록 학교의 시스템과 문화가 변하는 것이다.

성폭력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의 성인지 관점의 부재는 성폭력피해자에게는 치명적이다.

사법부의 수많은 법관들이 성인지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재판과정에서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미투 운동을 지지할 것이다. 학교와 사법부가 시스템을 정비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켜보고 싸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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