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숙현 선수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북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팀 감독과 주장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12부(이진관 부장판사)는 29일 상습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김규봉 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로팀 감독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장윤정 전 주장에게는 징역 4년, 김도환 전 선수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김 전 감독과 장 전 선수에게는 5년, 김 선수에게는 3년의 아동관련 기간 취업제한 명령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또 이들에게 아동학대 재범예방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김 전 감독은 대걸레 자루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선수들을 때리는 등 2014년 9월부터 2017년 5월까지 팀 선수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16명의 선수로부터 전지훈련 항공료 등 명목으로 7400만 원을 편취하고 2억 5000만 원의 보조금을 가로챈 혐의도 있다.
장 전 주장은 2015년 8월부터 지난해까지 선수 간 폭행을 지시, 교사하고 선수들을 직접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김 전 선수는 김 전 감독이나 장 전 선수의 강요로 선수들을 수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팀에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장기간 폭언과 폭행, 가혹행위를 했고 가장 큰 피해자인 최숙현 선수는 고통에 시달리다 22살의 나이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피고인들이 용서를 구하지만 최 선수는 그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에 앞서 "피해자 및 최 선수 유족의 고통을 반영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피고인들에게 선고된 형량은 양형기준과 관련 법에 따른 것임을 참작해 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선고 직후 최 선수의 아버지는 "김 감독이 최고 책임자로서 가장 많은 형량을 받아야 하지만 형량이 2년이나 감형돼 너무 아쉽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27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김 전 감독에게 징역 9년, 장 전 주장에게 징역 5년 등을 구형했다.
김 전 감독 등의 가혹행위는 지난해 6월 고 최숙현 선수가 이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세상을 떠나며 알려졌다. 숨지기 전 최 선수는 경주시청, 검찰, 대한체육회 등에 피해사실을 신고하는 등 가혹행위를 막으려 노력했다.
지난 22일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팀닥터' 안주현 씨는 징역 8년, 벌금 1000만 원 등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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