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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대 시작될 미·중 패권 경쟁 2막...한국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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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대 시작될 미·중 패권 경쟁 2막...한국의 선택은?

[기고] 21세기 한반도의 시대를 바라며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세계적인 대혼란 속에 개인과 사회, 국가 모두 혼란의 원인을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느라 지난 1년을 보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재확산과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가 여전히 전세계를 뒤덮고 있지만, 백신과 치료제의 상용화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인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공생하며 코로나 팬데믹 종식 이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시작될 미중패권경쟁의 2막을 위해 미국과 중국은 전열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무역(경제), 기술, 군사 분야에서 고조되던 양국의 갈등은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이념 갈등으로 확대되면서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기 위한 미국의 전방위적인 공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세계적 이슈에 대한 민주주의 국가들의 국제공조, 동맹 강화, 글로벌 가치 사슬 재편(GVC)을 주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의 그림자를 지우고 글로벌 리더의 자리로 빠르게 복귀할 것입니다. 이제 미국은 '미국' 대 '중국'의 대결이 아니라 '미국과 민주주의 동맹국' 대 '공산주의 중국'의 대결로 중국을 포괄적으로 압박하려 할 것입니다.

동맹국들과 포위망(봉쇄정책)을 좁혀가겠다는 미국의 공성전(攻城戰)과 내수 활성화를 통해 현대화된 사회주의 강대국을 건설하겠다는 중국의 수성전(守城戰)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의 지정학적 전략과 국제정세를 분석하는 이유는 국제정세를 파악한다는 일차적 목표가 아니라 남북한에 유리하게 국제적 환경을 이용하기 위해서이고 궁극적인 목적은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경제를 실현하여 남북한이 화해와 협력으로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 통일의 초석을 마련하기 위해서입니다.

남북한이 평화경제를 이루고 한반도가 북방과 남방을 연결하는 동아시아의 허브가 되어 나라의 살림살이가 커지면 남북한의 젊은이들이 마음껏 도전하여 꿈을 이루는 나라, 통일을 향해 협력하는 남북한이 되지 않겠습니까? 개인도 자신의 환경을 잘 파악하고 목표를 향해 나아갈 방향을 결정해야 하는데 국가는 더욱 그렇습니다.

특히, 현상 유지를 바라는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있는 남북한은 화해와 협력으로 나갈 절호의 기회를 잡기 위해 더 면밀하게 국제정세를 살펴야 하고 외교에 힘써야 합니다.

2021년 1월 5일부터 8일간 열린 북한 노동당 8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의 국방력 강화를 강조하면서 미국에는 "강대강, 선대선 원칙"과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한국에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2021년을 시작하면서 북한이 먼저 대미, 대남 메시지를 보냈고, 미국과 한국의 반응을 보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측면은, 남북관계 경색의 원인을 남한에 돌리면서도 "파국에 처한 현 북남관계를 수습하고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 북남선언들을 무겁게 대하고 성실히 리행해 나가야 한다.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가까운 시일 안에 북남관계가 다시 3년 전 봄날과 같이 온 겨레의 념원대로 평화와 번영의 새 출발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이라고 언급한 점입니다.

북한이 먼저 행동하진 않겠지만 남북 화해의 기회가 형성된다면 북한이 적극적으로 호응할 뜻이 있음을 보인 것입니다. 북한은 미국에 대해서도 강경한 발언을 가급적 삼가면서 "강대강, 선대선 원칙 고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두 가지로 바이든 행정부에 원하는 바를 전달했습니다.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에게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은 앞으로도 미국의 지정학적 이익과 중국의 영향력 억지를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핵무력 완성 후 비핵화 선언을 한 북한은 미국의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만큼 성장했으며, 중국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미국은 어떠한 형식으로든 북한과 대화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 시절 TV 토론에서 "핵이 없는 한반도를 위해 그(김정은 위원장)가 핵능력을 축소하는 조건이라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진정성 있게 받아들인다면 단계별 비핵화 프로세스 추진도 가능할 것입니다.

우리가 당면한 사안을 세밀하게 검토하고 유연한 대응을 취할 수 있도록 대비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한반도 전략의 장점을 살리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끊임없이 남북한 협력의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2021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실현의 골든 타임이 될 수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종식, 국제질서 재편, 국제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 시기에 남·북·미의 한반도 비핵화 실현 의지와 남북한의 화해· 번영 의지가 종전선언과 북미관계 개선, 단계적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 남북 경협 재개와 확대를 통해 새로운 동북아 질서가 구축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당사자인 남한과 북한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미국을 설득하여 함께 평화 실현의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2021년 1월 20일, 바이든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외교에 능통한 미국 대통령과 화해와 협력을 절실히 바라는 남북한 지도자가 머리를 맞대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외교적 해법을 찾아 '위대한 한반도의 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으로 남북한이 한마음으로 협력하고 발전하며, 그동안 구상했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남·북·중, 남·북·러 경제협력을 실현하고 한국의 기상이 마음껏 북방으로, 대륙으로 뻗어 나갈 날을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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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덕

최재덕교수는 성균관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하고 중국 베이징대학에서 박사학위(한중관계)를 받았고 모스크바국립대학 국제관계 박사후과정을 거쳤습니다. 이후 연세대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고 현재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기능분과위원장, 한국국제정치학회 이사, 현대중국학회 대외협력위원장, 슬라브유라시아학회 이사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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