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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에서 한국의 농업 미래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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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에서 한국의 농업 미래를 찾아야 한다

[박병일의 Flash Talk]

지난해 11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이하 RCEP)'에 모든 참가국 정상들이 서명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RCEP에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소속 10개 회원국, 그리고 이들의 중요한 무역 파트너인 한국을 비롯하여, 중국, 일본, 뉴질랜드, 호주가 참여하고 있다. RCEP은 세계 인구의 29.7%, GDP의 28.9%를 차지함으로써 흔히 지구촌 경제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것으로 일컬어지고 있고, 비록 인도가 불참하긴 했으나, 14억 명에 이르는 중국 시장과 인구 6억여 명의 아세안 시장이라는 양대 거대 시장을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서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경제블록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통상이 성장을 위한 절대적 동인인 한국의 입장에서, RCEP은 새로운 기회이자 가능성 창출을 위한 수단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이렇듯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국가가 늘어날수록 농업 부문에서의 개방 속도는 그만큼 빨라질 수밖에 없다는 면에서 양날의 검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따라서 이러한 딜레마를 불식하기 위해서는 농업 부문의 경쟁력 개선이 시급할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일각에서는 경쟁이 발전의 근원이요 사회진화의 시발점이라고 봄으로써 개인의 경쟁, 기업 간 경쟁, 그리고 산업 간 경쟁을 최선의 미덕으로 생각하는 의견도 있으나, 이와 달리 다 함께 잘 사는 사회, 사람답게 사는 사회, 공존 공영하는 사회를 지향하고자 한다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부족한 산업 분야를 보듬어야 할 책무가 있다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어떠한 정책이 농업 부문을 살릴 수 있는 길이 될 것인가? 비록 벼농사를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의 자급형 농업은 국민 1인당 농지면적이 작고, 기후 및 토양조건이 상이하다는 점에서 다른 국가의 농업이 우리나라 농업의 모델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신중론이 있음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상기 질문에 대한 해답을 농업 선진국인 네덜란드의 예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혹자는 향후 전개될지 모를 식량의 무기화를 우려한다. 그러한 점에서 식량 증산과 자급화의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주장한다. 이 의견을 절대적으로 부정할 사람은 많지 않겠으나, 다만 벼농사와 같은 식량생산을 조금 줄이는 대신, 네덜란드와 같이 수출형 축산과 특성화 농업을 집중 육성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즉, 농업 부문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대한민국' 하면 전 세계인이 떠올릴 수 있는 특성화된 작물의 재배를 정책적으로 개발할 필요성을 역설하고 싶다.

그런데 농업 선진국과 달리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농업상황은 어떠한가? 정보전달과 공유가 제대로 되지 않아, 마늘 재배로 인한 수익이 증가했다고 소문이 돌면 너나 할 것 없이 마늘을 재배해서 실제 수확할 때쯤에는 가격이 폭락하고, 배추 파동이 일고 나면 갑자기 재배량이 폭증하여 결국에는 멀쩡한 배추를 수확하지 못하고 갈아엎어야 하는 상황의 발생이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수확하는 인건비도 건질 수 없어 차라리 갈아엎어 버리고 마는 이런 일이 언론을 통해 보도될 때마다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책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건설>(박병일 지음, 서울경제경영 펴냄) 참고)

따라서 새로운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어 농업 부문의 타격이 추가로 예견될 때마다, 일시적인 보조금 지급을 해결책으로 고려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네덜란드의 농업경쟁력을 토대로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앞서 언급했듯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특용작물을 정책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둘째, 하지만 특용작물의 생산 자체에만 집중하였다가 자칫 국제가격 하락 등 외부 충격이 있을 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농가에서 생산한 기초농산물을 가공해 수출하는 '가공무역' 형태의 수출농업 방안도 동시에 강구해야 한다. 셋째, 네덜란드가 농업 강국이 될 수 있었던 배경은 연구개발과 유통, 금융, 교육 등 연관 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가 행해졌음에 있다. 더불어 향후 발전하게 될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우리 현실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농업에 접목시킬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농업은 생명을 키우는 일이다. 네덜란드 농업에서 유효한 시사점을 얻음으로써 수익성과 동시에 농업의 사회적 가치를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이 도출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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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

한국외대 경영학과에서 국제경영을 가르치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경제연구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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