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에서는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의 남몰래 사랑 바이러스가 21년째 세상에 전파됐다.
29일 오전 11시 24분께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 '얼굴없는 천사'의 전화가 울려댔다. 전화 내용은 늘 그랬듯 기부상자를 가져가라는 것이었다.
'얼굴없는 천사'의 말을 따라 주민센터에서 약 348m 떨어진 한 교회 뒷편 공터에 덩그라니 상자가 놓여 있었다.
상자에 들어있던 것은 돼지저금통 안에 10원짜리를 시작으로 50원, 100원, 500원짜리 동전과 5만 원권 지폐 1400장 등 총 7012만 8980원 들어있었다.
그리고 그가 매년 잊지 않고 A4 용지에 남기는 메시지도 함께 세상에 전달됐다.
지난 2000년 4월 58만 4000원이 든 돼지 저금통을 보낸 이후 올해까지 21년간 그가 기부한 총액은 7억 3863만 3150원.
지난해 2인조 절도범에게 기부상자를 도난 당하는 초유의 사건도 벌어지면서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의 선행은 전주를 넘어 대한민국에 하나의 스토리로 만들어져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천사의 선생을 기리는 영화도 새해 초 개봉을 앞두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천사는 바이러스> 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전주 노송동을 배경으로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을 소재로 만들었다.
<오하이오 삿포로>를 연출한 김성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박성일·이영아·전무송·문숙·김희창·김정영·길정우·권오진·이용이·홍부향 등이 출연한다.
매년 12월이면 전주 노송동에 기부 상자를 두고 가는 얼굴 없는 천사가 있는데 이 천사를 취재하겠다며 찾아온 기자 지훈은 우여곡절 끝에 마을에 잠입해 조사를 시작한다. 하지만 지훈이 사실 기자가 아니라 사기꾼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가짜 기자인 지훈역에는 박성일, 순수한 마을 사람인 천지 역은 이영아가 맡았다.
특히 이영아는 영화 촬영 후에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잘라서 기부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화는 지난 2015 전북문화콘텐츠 융복합사업 선정작으로 원작은 연극 <천사는 바이러스>다. 영화는 노송동 천사를 소재로 마을사람들과 외부인들과의 소통, 사랑의 이야기를 잔잔하면서도 울림 있게 전하는 내용으로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소개된 바 있다.
한편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의 선행을 기려서 영화 제작사와 배급사 또한 수익의 일부를 기부할 예정인 것으로도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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