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용진 얼굴없는 천사'의 13년째 선행 발길엔 '코로나19' 훠어이 훠이

ⓒ완주군

최악의 '코로나19' 상황도 매년 연말에 전북 완주군 용진읍을 찾아 선행의 손길을 내미는 천사의 길은 결코 막지 못했다.

28일 새벽 완주군 용진읍사무소 민원실 입구에 10㎏짜리 쌀포대 60개가 수북히 놓여 있었다.

올해로 13년째 온정의 손길과 발길을 잊지 않은 완주 용진의 얼굴없는 천사의 따뜻한 정이 한가득인 것처럼.

쌀포대 위에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손편지 한 통이 놓여 있었다.

편지에는 "금년 한해는 온통 세상이 코로나 역병으로 정말 살기 어려운 한해였다"며 "강추위가 시작하는 동절기에 우리 사회의 손이 덜 미치는 구석구석 찾아 훈훈하고 생기 넘치는 용진읍이 되었으면 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용진의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은 지난 2008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매년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13년째 쌀을 기부해온 천사는 올해까지 기부한 쌀만해도 총 390포대, 총 7800㎏에 달한다.

그 사랑의 손길을 돈으로 환산할 수 없지만, 대략 10㎏짜리 한 포대를 2만 5000원으로 계산할 경우 약 2000만 원에 육박한다.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은 완주군 용진읍에 커다란 감동을 주며 다른 봉사와 기부의 손길로 이어지는 등 완주군 전반의 나비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실제로, 천사의 선행에 보답하기 위해 이장협의회 회원들은 재능기부를 통한 사랑의 쌀 감동 릴레이를 5년째 지속해오고 있다.

용진읍 주민들 사이에서도 따뜻한 기부문화가 확산되면서 매년 봉사와 후원의 손길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 용진읍이 지역 리더와 주민들을 대상으로 자발적으로 100원, 1,000원, 1만 원 또는 소득의 1%를 기부 받는 '사회통합 군민 모금운동'에 참여하는 인원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용진읍의 Do근DO근 기부 릴레이'에 많은 주민이 동참하며 600여만 원의 성금이 모여 저소득층 150가구에게 희망주기도 했다.

이밖에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 각급 단체들의 봉사활동도 20%가량 급증하는 등 얼굴 없는 천사의 나비효과가 확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