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김군과 가족들에게 사과"…험난한 청문회 시작

"더 깊게 성찰하고 무겁게 행동하겠다"…몸 낮추기에도 싸늘한 야당

'구의역 김군'을 향한 막말 등으로 논란을 빚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변 후보자의 사과로 23일 시작됐다. 변 후보자는 "4년 전 제 발언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모든 분, 특히 김군과 가족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변 후보자는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실시한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먼저, 4년 전 제가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의 발언과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께서 질책해 주신 사항에 대해 무거운 심정으로 받아들이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변 후보자는 "제 발언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모든 분들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김군과 가족 분들, 그리고 오늘 이 시간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고 계신 모든 분들게 이 자리를 빌려 거듭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앞서 변 후보자는 2016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으로 재직 당시 공식 회의석상에서 "걔(구의역 김군)만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다",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라는 등의 언급을 한 것이 드러나 비판을 받고 있다.

변 후보자는 "앞으로 공직 후보자로서 더 깊게 성찰하고 더 무겁게 행동하겠다"며 "또한 반성과 사과에 그치지 않고 국민의 생명을 더욱 소중히 여겨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철저하게 정책적인 노력을 해나가겠다는 다짐과 약속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관으로 취임하게 되면 가장 먼저, 위험한 노동 현장에서 일하고 계시는 하청 근로자, 특수 고용직 근로자 등의 근로여건 개선을 위한 특별 대책을 세우고 현장을 철저하게 점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변 후보자의 과거 발언 논란이 부동산 대책 등 정책 관련 검증을 압도하는 상황에서 진행되는 인사청문회를 변 후보자가 무난하게 통과할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인사 실패'를 막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은 총력 방어에 돌입했지만, '죽음의 외주화' 논란을 촉발시켰던 '구의역 김군' 사건에 대한 변 후보자의 막말성 발언에 야당은 사퇴를 요구할 정도로 격앙된 상태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