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유죄판결 등 전직 대통령 비위 관련 대국민사과를 밀어붙일 뜻을 재천명했다. 당내 일각의 반대에도 단호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8일 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우리가 어떻게 하면 국민 마음을 돌려서 다시 한 번 이 나라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잡을 것이냐, 여기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며 "이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이 돌아오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 보궐선거가 우리 당에 절체절명의, 운명을 가늠하는 선거"라며 "비대위를 운영하면서 이 기회를 놓친다면 과연 국민의힘이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겠느나"고 위기감을 호소했다.
김 위원장은 "보선과 관련해 당의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절대 물러서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제가 여기 비대위원장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안주하려고 온 사람이 아니다. 목표한 바를 꼭 실행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의원) 여러분이 다소 불편한 점이 있으시더라도 당이 국민 마음을 어떻게 다시 얻을 수 있느냐 하는 것에 다같이 협력을 좀 해주셨으면 한다"고 부연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날(2016년 12월 9일)에 맞춰 오는 9일 전직 대통령 괸련 대국민사과를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계획이 알려지자 서병수·장제원·배현진 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냈고 친이·친박계 모두가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전날 비대위 비공개회의에서는 당의 2인자인 주호영 원내대표까지 나서서 김 위원장에게 '하려면 비대위원장 취임 초에 했어야 한다', '이번 주는 시기가 적절치 않으니 재고해달라'는 등 반대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그러자 "내가 비대위원장인데 그것 하나 결정 못 하느나"라며 "그 정도 재량도 없으면 비대위를 끌고 가기 어렵다"고 배수진을 쳤다. 기자들을 만나 "(반발에) 구애받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김 위원장이 의총에 참석해 반대파에 대해 '불편해도 협조해 달라'는 메시지를 내고 재차 의지를 강조한 데 대해 당 내부에서 즉각적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후 '김 위원장이 하겠다는 대국민사과에 대해 원내지도부는 의견이 정리됐느냐'고 기자들이 묻자 "오늘은 그런 당내 이야기를 안 했으면 한다"고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법사위·정무위 등에서 민주당이 법안 일방처리에 나선 상황을 지적하며 "(당내 이견은) 오히려 이슈를 흐트러트리는 것으로 작용한다. 그것을 논할 때는 아니다.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여당의 폭거를 막는 것"이라고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