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을 대신해 총장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 윤 총장에 대한 처분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조 차장은 30일 오전 윤 총장이 제기한 직무배제 집행정지 신청 사건에 대한 법원의 심문에 앞서 검찰 내부통신망에 올린 글을 통해 "검찰개혁은 2100여명의 검사들과 8000여명의 수사관들 및 실무관들 전체 검찰구성원들의 마음을 얻지 않고서는 백약이 무효"라고 했다.
그는 "검찰구성원들의 마음을 얻지 않고, 개혁의 대상으로만 삼아서는 아무리 좋은 법령과 제도도 공염불이 될 것"이라며 이 같이 썼다.
조 차장은 특히 "저를 포함한 대다수의 검사들은 총장님께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스럽게 쫓겨날 만큼 중대한 비위나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고 윤 총장을 지지 입장을 보였다.
그는 "(윤) 총장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하여 살아있는 권력이나 죽어있는 권력이나 차별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엄격하게 처리하여 공을 높이 세우신 것에 대하여는 모두 동의하고 있다"고도 했다.
또한 조 차장은 글을 쓴 이유로 "지난 주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 및 직무집행 정지 처분 이후 저희 검찰은 거의 모든 평검사와 중간 간부 및 지검장, 고검장에 이르기 까지 장관님의 이번 처분을 재고하여 달라는 충정 어린 릴레이 건의가 요원의 불길처럼 타오르고 있다"면서 "검사들의 건의에 권한대행으로서 침묵만은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윤 총장을 향한 추 장관의 조치가 내려진 이후 '검란' 수준으로 발전한 검찰 내부의 반발이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것으로, 추 장관으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됐다.
조 차장은 "이번 조치가 그대로 진행하게 되면 검찰구성원들의 마음을 얻기는커녕 오히려 적대시 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고,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최우선 국정과제로 추진해 온 검찰 개혁이 추동력을 상실한 채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어버리고, 수포로 돌아가 버리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면서 "검찰 개혁의 대의를 위해 한 발만 물러나 달라"고 했다.
이어 조 차장은 대검 감찰부를 통한 윤 총장에 대한 조사에 대해서도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낭비되고, 그 과정에서 검찰 조직은 갈가리 찢기게 되고, 검찰 개혁의 꿈은 검사들에게 희화화되어 아무런 동력도 얻지 못한 채 수포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방법으로는 총장의 임기가 보장되지 않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이 무너진다면 검찰개혁의 꿈은 무산되고, 오히려 검찰을 권력의 시녀로 만드는 중대한 우(愚)를 범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날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조미연)는 오전 11시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직무정지 조치를 멈춰달라며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 사건 심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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