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전에 한국과 일본 등을 방문하는 것을 두고 향후 미국과 갈등에 대비하기 위한 행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왕이 부장의 방한이 한중 양측 간 모든 것을 포괄적으로 협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4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왕이 부장이 바이든 정부 출범 전에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냐는 질문에 "한중 외교장관 간에는 서로 빈번한 방문을 하기로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고, 올해 방한이 없었던 상태에서 지난달 방한을 추진하다가 연기된 이후 다시 방한하는 것이 이상한 건 아니다"라고 원론적인 답을 했다. 왕이 부장은 25일 방한한다.
이 당국자는 "그러한 의미 부여보다는 서로 중요한 파트너인 한중 간에 국제 정세뿐만 아니라 한반도 양자 차원에서도 다룰 사안이 많기 때문에 모든 것을 포괄적으로 협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중 간 가장 우선적인 협의 사안으로 그는 "코로나 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상호협력도 중요하고 자유로운 인적교류, 경제협력 증진, 한반도 문제, 시진핑 주석 방한 등 고위인사 교류도 중요하다"고 말해 왕이 부장의 방한 계기에 시 주석의 연내 방한 문제도 논의될 것임을 내비쳤다.
왕이 부장의 방한 일정에 대해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26일 강경화 장관이 왕이 부장과 한중 외교장관회담 및 오찬을 가진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를 면담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최 대변인은 "한중 외교장관 및 오찬 등 공식 일정 외에 중국 측이 별도로 추진하고 있는 일정에 대해 현 단계에서 우리 측이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답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국무장관으로 토니 블링큰 전 국무부 부장관을 지명한 것에 대해 최 대변인은 "외교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고 한미 관계나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이해가 깊은 인사"라며 "정부는 차기 행정부 하에서도 굳건한 한미동맹이 더욱 발전되어 나갈 것을 기대하며 이들과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블링큰 장관 지명자가 이란 핵 협상과 같은 다자주의에 입각한 협상 방식을 북핵에도 적용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외교부는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냐는 질문에 최 대변인은 "블링큰 지명자는 한미관계는 물론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이해가 깊은 인사라고 저희는 보고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와 함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다음달 방문할 예정이라는 보도와 관련, 최 대변인은 "현재 정해진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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