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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본사 로비 노조 점거 '초유의 사태'...내부 메일로 대응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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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본사 로비 노조 점거 '초유의 사태'...내부 메일로 대응 지시

자회사 노조원 500여명 본사 로비 점거 “자회사를 '쥐락펴락', 주인은 한수원”

경북 경주시 양북면 장항리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본사 로비가 창립 19년 만에 자회사 노조원 수백 명에 의해 점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한수원 자회사인 퍼스트키퍼스(주)의 직원이자 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 소속 노조원 500여명은 16일 오전 10시 한수원 본사로 진입해 로비를 점거했다. 2001년 창립한 한수원은 19년 만에 처음으로 자회사 직원 수백 명으로부터 로비를 점거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16일 오전 한수원 로비를 점거한 자회사 퍼스트키퍼스(주)의 노동자들 ⓒ공공연대노동조합

이들은 한수원 본사 로비를 점거한 이유로 "한수원 자회사인 퍼스트키퍼스(주)와 임금 단체 협약(임단협)을 통해 18번의 교섭을 진행해 왔으나, 한수원과 퍼스트키퍼스(주)가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합의했던 ▲낙찰율 94% 보장 ▲매년 시중노임단가 변동분 기본급 반영 ▲노사상생기금 지원 등을 이행하지 않았으며, 30여개의 임단협 핵심 쟁점에 대해서도 수용 불가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어 "대화와 협상을 통해선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지난 10월 21일 4시간 경고파업에 이어 26일부터 29까지 퇴근 거부 투쟁을 진행했으며, 이어 11월 4일부터는 전체 업무 중 화장실 청소 업무 무기한 거부 투쟁에 돌입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11월 3일 실무교섭에서도 한수원과 퍼스트키퍼스(주)는 노조안 수용 불가 입장만을 고수했으며, 부득이하게 11월 16일 조합원 교육시간 2시간, 전체 조합원 6시간 파업을 진행하고, 한수원 본사 앞으로 집결해 끝장투쟁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노조원들은 16일 오전 10시 실제 사용자인 한수원이 책임질 것을 요구하며 한수원 로비 점거를 시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한수원측의 무리한 저지로 인해 일부 부상자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노조 간부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지난 12일 발전분과위원회 간부 40여 명이 한수원 본사 로비에서 농성에 돌입했고, 퍼스트키퍼스(주)와 2차례의 교섭을 더 진행했지만 퍼스트키퍼스(주)는 16일로 예정된 한수원 본사 로비 총파업을 앞두고도 앵무새처럼 똑같은 주장만 반복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민노총이 한수원이 자회사에 보냈다고 주장한 노조 파업 대응 메일 내용.(한수원측은 메일과 관련 본사 사업소 등 내부 직원들에게 보낸 내용이라 설명) 법률적인 내용 등 대응 방안이잘 설명돼 있다. ⓒ공공연대노동조합

이어 “한수원측은 자회사 노조 파업과 관련 ‘자회사 일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공식입장을 밝혔지만, 노조 파업과 관련 자회사에 대응책을 지시하는 등 공문을 통해 뒤에서 조종을 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본사인 한수원이 자회사 퍼스트키퍼스(주)에 전 한수원 간부를 대표로 앉혀 놓고, 모든 걸 ‘쥐락펴락’하며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분개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한수원 본사 관계자는 “노조 파업 등 자회사 일과 관련해선 일체 본사가 개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공식입장이다”고 했다.

더불어 자회사인 퍼스트키퍼스(주) 대표가 전 한수원 간부인 질문에는 “퇴직한 전 직원이 맞다”고 밝혔으며, 본사가 자회사에 공문을 통해 노조 파업 대응책을 지시한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는 “본사 사업소 등 내부 직원들에게 보내는 대응 메일일 뿐 자회사에 보낸 사실이 없다 ”고 입장을 전했다.

이에 대해 한 노조관계자는 “자회사 퍼스트키퍼스(주)대표가 한수원 전 간부이며, 본사 내부 대응방안 내용이 그대로 자회사인 퍼스트키퍼스(주)에 전달됐고 이를 민노총에서 확인하고 자료를 제공하게 됐다”고 답변했다.

관련 노조 파업 대응 방안 메일에서는 노조 파업에 대한 실질적 대응 방안과 법률 검토 등 세부적인 내용까지 담겨 있었으며, 대응하느라 수고가 많다는 격려의 문구도 담겨 있었다.

시민단체에서는 “이런 내부 메일이 어떻게 자회사로 흘러갔는지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며 “보안이 철저해야 할 한수원의 허술함이 더욱 논란을 키우고 있으며,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한수원이 노조의 파업과 관련 직원들에게 대응 메일을 보내고, 오히려 격려하는 등의 행위가 정상적인 것인지 다시 한 번 되짚어봐야 할 부분도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논란이 확대되자 일부에서는 “한수원측이 공문을 보내 노조 파업 대응 지시 등과 자회사 대표가 전 한수원 간부인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퍼스크키퍼스(주) 조합원들의 주장에 힘이 실리며, 분쟁은 더욱 악화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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