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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노총 "민주당, 노동자 죽음을 벌금으로 해결하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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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노총 "민주당, 노동자 죽음을 벌금으로 해결하려 하나"

"중대재해법 아닌 산안법 개정안은 노동자와 시민 우롱하는 법안"

양대노총이 정부·여당에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추진을 중단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을 만들 것을 촉구했다.

양대노총은 16일 공동성명을 통해 "더불어민주당과 노동부가 주장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으로는 하청과 특수고용 노동자 산재사망에 대한 원청 처벌도, 공사기간 단축을 강요하는 발주자 처벌도, 경영책임자 처벌과 기업의 재발방지 대책 마련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민주당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당론 채택과 초당적 협력으로 중대재해법을 즉각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대재해법은 안전·보건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망 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업의 법인과 경영 책임자, 담당 공무원을 강하게 처벌하는 법이다. 대체로 징역, 벌금형의 처벌 하한, 징벌적 손해배상, 원청 사용자의 산업재해 사고 책임 강화 등이 주요 내용으로 꼽힌다.

중대재해법 제정 앞에 갈팡질팡 민주당

이날 양대노총의 성명은 입법의 키를 쥐고 있는 민주당이 중대재해법 제정과 그보다 처벌 수위를 약화시킨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일부 개정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민주당의 산안법 일부 개정 시도에 제동을 건 것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난 9월 7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해마다 2000여 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희생되는 현실을 언급하며 중대재해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민주당 내에서 산업재해에 대한 대책이 중대재해법 제정이 아닌 산안법 일부 개정으로 모아져간다는 보도가 끊이지 않아왔다.

중대재해법 논의에 다시 불이 붙은 것은 지난 10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의당과 함께 '중대재해 방지 간담회'를 열며 '산업안전 문제를 초당적으로 다루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였다. 이 간담회에서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은 20대 국회에서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폐기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다음날인 11일, 이 대표는 민주당의 중대재해법 당론 채택에 대해 "그렇게 어려운 문제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대재해법안을 대표발의 했다. 사고재해의 80%, 질병재해의 50%가 발생하는 50인 미만 사업장의 법 적용을 4년간 유예한다는 내용이 담기긴 했지만, 처벌 하한, 징벌적 손해배상 등은 포함된 법안이었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중대재해법과 공정경제 3법을 이번에 처리한다는 우리의 원칙을 지키며 소관 상임위원회 심의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당 대표의 공언에도 민주당은 현재까지 중대재해법을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았다. 급기야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산안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주요 내용은 △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으로 산재사망 발생 시 개인 500만 원, 법인 3000만 원의 벌금 하한 △ 기업 대표이사에게 중대재해 발생 및 재발방지 대책과 근로감독관의 안전감독 지적 사항 확인 의무를 부여하고 위반시 1000만 원 이하 과태료 △ 안전·보건 조치를 위반해 동시에 3명 혹은 1년 내 3명 이상 산재사망 시 최대 100억 원 과징금 등이다.

▲ 지난 9월 7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날 이 대표는 한해 2000여 명이 넘는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희생되는 한국사회의 현실을 언급하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연합뉴스

"장철민 의원 산안법 일부 개정안은 노동자 시민 우롱하는 법안"

양대노총은 성명에서 장 의원의 법안을 "시민재해를 나 몰라라 하고 노동자와 시민을 우롱하는 법안"으로 규정했다.

양대노총은 "이번 개정안에는 (안전·보건조치를 행하지 않은 기업이나 경영자에 대한) 징역 하한이 없다"며 "이미 산안법 위반 평균 벌금이 450만 원인데 개인 벌금 하한을 50만 원 늘어난 500만 원으로 두고 법인 벌금 하한 기준을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올렸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노동자 죽음에 쥐꼬리만큼 올린 벌금을 내놓고 벌금을 해결하라고 하는 것은 (산재 감소 대책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양대노총은 경영책임자에게 중대재해 대책과 근로감독관 안전감독 지적 사항 확인 의무를 부여한 데 대해서도 "위반 시 과태료는 1000만 원에 불과하다"며 "경영책임자에 대한 처벌 의지는 아예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대노총은 또 "동시에 3명 이상, 1년에 3명 이상 사망한 사업장은 몇 개 되지 않는다"고 장 의원 법안 과징금 부과 기준의 실효성을 비판하며 "100억 이하 과징금 운운은 국민 호도"라고 주장했다.

양대노총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 연설을 비롯해 수차례 이번 회기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약속했고, 국민의 힘은 20대 국회 때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폐기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초당적 협력을 공언했다"며 "21대 국회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즉각 나서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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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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