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미온적인 與에 쐐기박은 이재명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당론으로 정하자"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미온적인 與에 쐐기박은 이재명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당론으로 정하자"

전태일 50주기에 "살기 위해 죽어야 하는 역설의 현실을 반드시 끊어내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은 13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당론 채택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당론 채택에 미온적인 가운데, 차기 대권 주자 중 한명인 이 지사가 쐐기를 박은 것이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징벌배상법의 당론 채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규칙을 어길 때 생기는 이익이 제재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사업주들이)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 그래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물론, 고의적 불법행위에 대한 일반적 징벌배상제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특히 " 당원의 한사람으로서 민주당이 그간 공언해 왔던 것처럼 당론 채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 길이 전태일 열사께 50년 만에 무궁화 훈장을 추서한 문재인 대통령님의 뜻이기도 할 것"이라고 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사업장 안전 관리 부실 등으로 노동자가 사망하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경우 기업의 안전 관리 책임을 물어 경영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하자는 취지의 법이다. 정의당 고(故) 노회찬 의원 등이 과거에 수차례 발의해 왔지만 '기업에 지나친 부담을 지운다' 등의 이유로 폐기돼 왔다.

노동부가 발표한 '2019년 산업재해 발생 현황'에 따르면 산재로 인한 사망자 수는 한해 2000명을 넘는다. 이 중 사고로 사망자는 사람은 무려 855명이다. 김용균 씨 사망 사건,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 등 산업재해가 잇따르는 와중에도 기업은 불과 벌금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 수준에서 책임을 져 왔다. 처벌 규정이 없으므로 기업 역시 안전 관리를 '땜질식'으로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법은 처벌이 강화되면 기업도 움직일 것이라는 취지다.

정의당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21대 국회 핵심 5대 과제에 포함시키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국민의힘 일부 지도부가 호응했다.

그러나 법 제정 움직임은 현재 민주당 문턱에서 멈춰선 상태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 9월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해마다 20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산업현장에서 희생된다, 그런 불행을 이제는 막아야 한다"라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민주당은 해당 법안을 당론으로 정하는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3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 50주기 추도식에서 추모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살기 위해 죽어야 하는 역설의 현실을 반드시 끊어내야"

이 지사는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언급하며 "어린 시절 저의 삶과 비슷한 삶을 살다 가신 분이라 소회가 남다르다. 저도 어릴 때 노동관계법이 지켜지지 않는 현장에서 다양한 피해를 보았다. 폭력, 산재, 체불, 노동 강요, 힘들고 괴로워 죽고 싶을 때도 많았다"고 언급했다.

이 지사는 소년공 출신으로 어린 시절 야구 글러브 공장에서 일을 하다 프레스에 팔이 찍혀 산재 장애 등급(6급)을 받았다.

이 지사는 "언제나 (전태일 열사에) 빚진 마음이다. 지금 이 땅에 살아 숨 쉬는 수많은 전태일을 위해 열사께서 삶을 마감하며 남긴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라는 말씀을 기억하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안타깝게도 지금 이 순간에도 일터에서 노동자들이 죽어 나가고 있다. 통계에 잡히지도 않는 야간 노동자들이 '달빛노동'이라는 이름으로 24시간 풀가동 기계처럼 일하고 있다. 살기 위해 죽어야 하는 이 역설의 현실을 반드시 끊어내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또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말씀을 기억하겠다"며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열악한 노동 현장에서 죽어가는 이유는 단순하다. 합의한 규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마지막으로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는 말씀, 깊이 새기겠다"며 "우리가 공동체를 만들어 함께 사는 이유는 조금 더 인간답게 살기 위함이고,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 아닌, 누군가의 노력의 결과물을 빼앗는 관계가 아닌, 서로 존중하고 어우러져 함께 세상을 살기 위함"이라고 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